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순석 Jul 10. 2024

사회 변화에 반응하는 시민들

핵심은 홈스쿨링으로도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경제적 조건들을 짚어보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홈스쿨링이 지닌 사회적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꽤 거창한 얘기 같지만, 핵심은 나를 포함하여 70년대와 80년대에 출생한 현 부모 세대의 학창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88년에 초등학교(국민학교)에 2000년에 대학에 들어갔다. 즉, 90년대가 내가 학령기를 보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때 학교 밖에서 구할 수 있는 교육적 자원들resources을 떠올려 보자. 도시별 차이는 있겠지만, 그때도 학원은 성행했다. 그러나 도서관이 아직 많지 않았다. ‘기적의도서관’같은 민간 주도의 프로젝트, 그리고 뒤따른 지자체들의 도서관 증설 등, 책 읽는 문화의 물질적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과 온라인 플랫폼이 (널리) 교육적 자원이 될 만큼 자리 잡은 것은 2010년 전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과 인터넷이 대표적이지만, 이들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경제적 수준이 올라가면서, 우리가 사회적으로 갖추게 된 교육적 자원들이 많이 달라졌다. 가히 그 풍경이 바뀌었다고 할 만하다. 그렇지 않은가? 과학관, 청소년센터, 그 외의 평생학습기관들, 그리고 사교육의 다양화와 첨단화까지,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많은 것이 학교 밖에서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즉, 홈스쿨링이나 언스쿨링이 예외적인 가정들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넓게 정의한 중산층 이상에서는 뜻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교육형태가 된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사회경제적 조건이 바뀌었다고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문화적인 규범들이 곧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일례로 아이들을 대학에 무조건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며, 또 이른바 ‘명문대’에 들어가게 하는데 매우 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부모들의 모습이다. 그것이 아직까지 지배적 문화 규범인 것이다. 이것은 80~90년대의 사회적 조건들과 ‘성공사례들’ 때문에 형성된 행동패턴이다. 이제는 그런 방식이 별로 통하지 않는 것(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그리 효과적이지 못한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것을 애써 외면한다. 즉, 교육에 대한 대다수의 접근법(문화적 규범)은 아직까지는 완고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바뀐 사회경제적 조건을 잘 활용하는 길은 어떤 것인지 사회적인 수준에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많은 이들이 이미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그들은 바뀐 조건들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70-80년대생들이 그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90년대생들이 초등 연령의 부모의 대다수가 되는 시기가 오면 더 큰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전 05화 2장 이미 시작된 트렌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