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의 사회변동을 얘기할 때 4차 산업혁명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논의에서 그 영향력에 대한 전망들은 다소 과장되었다는 것이 나의 진단이다. 그 기술들의 가능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술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빠르게 행동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바꾸어 놓았지만, 다른 여러 기술들은 우리 삶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도 한다. 메타버스의 실패, 혹은 잠정적인 실패가 그런 좋은 예시다.
반면, 컴퓨터 및 인터넷 연결 기술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서 그것들이 없는 삶은 이미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인터넷 쇼핑이나 뱅킹은 상식이 되었고, 그것들을 휴대폰으로 하는 세상이다. 그런 모습들이 우리 사회가 지식정보화사회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어떤 변화들의 결과로 우리 사회에서 약 30년 전과 다르게 다른 방식의 교육들이 가능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즉, 1장에서 다루었던 우리 교육의 문제들을 깊이 인식하는 부모들이 이런 사회의 변화에 선도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 변화의 핵심은 지식 습득 통로의 다양화와 대중화이고, 부모들의 반응은 언스쿨링이나 홈스쿨링과 같은 학교 밖의 교육 추구이다. 이런 교육방법은 학령기 아동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일단 우리는 학령기 아동 청소년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