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 날
‘내가 창피한 걸까’
등교하는 아이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배웅하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확인한 아이가 말했다.
“엄마, 저쪽으로 가”
“왜?”
“친구가 타고 있을지도 몰라”
나는 순간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엄마가... 창피해?”
그때 내 표정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아니야!” 하며 다시 오라고 손짓했다.
하지만 나는 다가서지 못했다.
아이는 나를 바라보다 이내 엘리베이터에 탔다.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잠시 오도카니 서 있었다.
어제까지 우리는 늘 그 자리에서 손뽀뽀를 날리며,
서로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웃던 사이였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아이의 사랑이 점차 엄마에게서 친구로 옮겨가는 시기가 있다.
내가 그랬듯 내 아이도 그럴 테지.
하지만 이제 9살인 아이에게 벌써 그런 시기가 온 것일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분명 아이는 자라고 있다는 걸 안다.
육아란 언젠가 아이를 떠나보낼 준비라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서운한 감정도...
내가 감내해야 할, 엄마라는 삶의 한 부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