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이력서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태도에 마음이 가는 이유
오랫동안 사람을 뽑아오면서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스킬은 가르칠 수 있지만, 사람의 ‘됨됨이’는 가르치기 어렵다는 것이죠.
얼마 전 HR 보고서를 훑어보다가 눈에 들어온 내용이 있었습니다. 2025년에 중요한 직무 역량으로 분석적 사고, 회복탄력성, 리더십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더군요. 당연한 이야기 같기도 했지만, 저는 그 안에서 조금 다른 걸 봤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태도와 마음가짐, 인격이 묻어나는 부분이라는 점이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내용들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힘, 분석적 사고는 지금 시대에 더더욱 중요하고요.
버티고 회복하는 능력, 회복탄력성은 말 그대로 생존력입니다.
직함 없이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 그게 진짜 리더죠.
창의적인 사고는 여전히 희소한 능력이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동기를 유지할 줄 아는 사람은 믿음직합니다.
기술 이해도는 점점 더 필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고요.
공감하고 경청하는 능력은 AI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입니다.
호기심과 학습 태도는 매일의 습관 속에서 드러나고,
고객 중심의 마인드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핵심 가치입니다.
AI에 대한 이해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직함이 빠지면 아무 소용 없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한때는 능력만 보고 사람을 뽑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력서만 보면 완벽했던 사람이었는데, 실제로 함께 일해보면 조직을 흔들거나 팀워크를 해치는 경우가 있었죠. 몇 번 크게 데이고 나서야 저도 모르게 ‘기준’이라는 걸 만들게 되더군요. "최소 이 정도 학교는 나와야지", "전공은 이쪽이어야 하고", "경력은 몇 년 이상, 이 정도 규모의 회사는 거쳐야 해" 같은 기준들요.
돌이켜보면, 그동안 몸담았던 대기업들에서 익숙해졌던 잣대들을 저도 모르게 똑같이 적용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는 통하던 기준이니 자연스럽게 굳어진 사고였죠. 하지만 그런 기준들이 때론 진짜 ‘괜찮은 사람’을 놓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더 어려운 건,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할 수 있는 뾰족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펙은 서류로 보이지만, 그 사람의 인격은 결국 함께 부딪히기 전까진 알기 어렵습니다. 레퍼런스 체크를 해보기도 하지만, 그 역시 한계가 있어요. 결국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기술보다 태도, 스펙보다 인성, 말보다 행동을 더 눈여겨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는 더 이상 저 혼자만의 판단이 아닙니다. 함께 면접에 참여하는 동료들의 시선, 실제로 함께 일하게 될 팀의 피드백, 그리고 우리 조직이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들까지, 다각적인 관점에서 함께 검증하며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뽑는 일은 결국, 함께 살아갈 사람을 고르는 일이니까요. 누구와 일하느냐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끈기 있고, 호기심 많고, 겸손하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결국 어디서든 빛을 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요즘처럼 화려한 프로필 뒤에 허상이 많은 시대엔, 결국 사람의 본질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여러분만의 채용 기준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