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나를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17살 때, 이러저러한 이유로 몸무게가 48kg까지 빠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 키는 평균보다 조금 더 큰 키입니다. 그전부터 원래 마른 체형의 몸이었지만 당시에는 (주변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걸어 다니는 츄파츕스 같았습니다.
어느 날 거울 앞에 서있는 제 몸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와... 이거 큰일 나겠는데?"
사람의 갈비뼈가 몇 개인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뼈가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정말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살만 붙어있었습니다. 다른 말로 여기서 살이 더 빠지면 그땐 제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현재까지 계속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몸무게는 현재 73kg으로 평균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직도 마른 체형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변에서 "운동 좀 하나 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몸이 만들어졌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몇 가지 이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저같이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는 더욱이 말입니다.
먼저 저희 재미없게 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규칙적인 삶'입니다. 이걸 한 번 놓치면 주변에서도 딱히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풍 무규칙 질주를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일단 최소한 일주일에 3~4번은 운동을 하러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다가도 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헬스장에 지불한 돈이 아까워서 가게 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쌓이면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근육이 아까워서라도 가게 됩니다. 그렇게 삶에 '작은 규칙'이 만들어지는 것이 '제대로 재미없게' 사는 법의 시작입니다.
제대로 재미없게 사는 법, 제가 첫 번째로 추천하는 것은 바로 '운동하기'입니다. 제 이전 글을 보시던 분들은 놀라셨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독서'를 예상하셨을 것 같습니다. 제 대부분의 콘텐츠가 '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운동을 먼저 추천드리는 것은 매우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재미없게 사시는 분들은 자신을 사랑하기 힘듭니다. 하루종일 집에 박혀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책하기도 스스로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뭐 어때, 난 이런 삶이 좋아. 어차피 다 행복하려고 하는 건데."
라는 말로 스스로 다독여도 밤만 되면 침대 밑 가장 어두운 곳부터 무언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건가?" "나는 정말 행복한가?"
자신을 사랑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의 겉모습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자신을 사랑하기 훨씬 쉽습니다. 정말 잔인한 세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얼굴은 바꾸기가 불가능해도 우리의 몸을 바꾸는 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물론 나이에 따라 어느 정도 편차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운동을 하면 '지금 보다는 나은 몸'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보다는 나은 몸이 되면 지금 보다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하기 수월해질 겁니다. 그리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운동을 하면 남성호르몬과 도파민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높은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생기게 해 줍니다.
운동을 갔다 온 뒤, 느껴지는 뿌듯함, 그래도 오늘 하루 하나는 생산성 있는 활동을 했다는 안도감이 정말 필요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삶을 더 나은 방법으로 바꾸려는 의지는 그 아주 작은 희망이 보였을 때 비로소 불이 붙습니다.
물론 뚱뚱한 사람과 깡마른 사람에게 "당신은 틀렸어."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건강에는 안 좋긴 하겠지만). 뚱뚱하든 깡마르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인생을 진취적으로 살고 있다면 그대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안 좋은 몸매'를 가진 사람에게 운동을 하라고 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권유하는 것입니다. 자기애와 자존감이 부족하고, 자신감이 부족하고, 인생을 더욱 진취적으로 살고 싶다면 단연코 '운동'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낮고 우울하게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운동하고 있습니까?"
저에게도 누구나처럼 이따금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순간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만약 운동을 하고 있음에도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면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십중팔구 '아니요'가 대답이었습니다.
제가 운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건강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재미없게 사는 사람'을 위한, 그들에게 특화된 레코멘데이션입니다. 재미없게 사는 사람은 건강이 안 좋을 확률이 높습니다.
먼저, 활동량이 적습니다. 집에서 잘 나오지 않고 그마저도 자신의 방 침대에서 나올 일도 거의 없습니다.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많습니다. 배달음식이 아니면 라면처럼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푸드가 대부분입니다. 사회적 활동이라곤 SNS 혹은 팀플레이 게임뿐입니다.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그러면 단명합니다.
장수하게 만드는 요인은 연구마다 다르게 나오지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대인관계', '사회적 커넥션' 등이 큰 요인으로 뽑힙니다. 하지만 저희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포기하거나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거기에 두 번째로 큰 요인인 운동까지 포기하면 그때 저희는 정말 큰일 납니다.
재미없게 사는 것도 억울한데 단명까지 하는 건 너무 불공평합니다. 그러니 운동합시다.
제가 말하는 운동은 단순 웨이트 트레이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구, 축구, 필라테스, 요가, 러닝 등 몸을 격렬히 움직이고 땀을 낼 수 있는 신체 활동이면 다 좋습니다.
저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작은 흠집만 나도 마음이 철렁거립니다. 하지만 저희가 늘 타고 다니는 신체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저희 몸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자신의 노력만으로 최고급 외제차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노력이든 안 하겠습니까?
앞으로도 많은 제대로 재미없게 사는 법이 나오겠지만 저는 운동만큼은 반드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은 '제대로 재미없게 살기'의 최소한의 조건이자 시작입니다.
운동을 하자!
삶에 작은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은 삶을 살려는 의지는 작은 희망이 있을 때 비로소 생긴다
재미없게 사는 사람은 건강을 더 잘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