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이구 Sep 09. 2021

사람들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칭찬은 사람도 춤추게 한다.

오늘로써 유도를 배운 지 한 달 하고 보름 정도 지났다. 원래는 친구와 함께 배울 생각이었지만, 친구는 다른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유도장에 처음 간 날, 회원들은 대부분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었다(성인 회원 분들도 몇 분 계셨다). 서로 학교 친구인 듯 보였고 자신들만의 그룹을 지어 다녔다. 이는 유도장이 아니더라도 어느 장소에 가든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룹에서 분리되어 혼자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그룹에 또래도 아닌 어른인 내가 회원들과 친해질 방법은 거의 없어 보였다. 나도 딱히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최소한 2명 이상의 파트너를 만들어 연습해야 하는 유도의 특성상, 친한 사람이 없으면 유도를 배우기에 불리했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대련을 축소화시켜서, 빨리 짝을 만들어 나가지 못하면 대련하기도 힘들었다. 이런 부분도 그렇지만, 혼자 구석에서 멍 때리며 앉아있는 것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친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자, 이제부터 본론이다.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관계에 관한 대부분의 책은 칭찬의 힘을 가르친다. 칭찬이 그만큼 인간관계에 있어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너무 과한 아부 같은 칭찬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는 있지만, 지나가면서 툭툭 내뱉는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가끔 친해지겠다고 짓궂은 농담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금기사항이다. 코드가 잘 맞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을지도 있겠으나, 대부분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그런 농담하는 것을 달갑게 보진 않는다.명심하자, 칭찬은 친구를 만들고, 짓궂은 농담은 적을 만든다.


직접 한 명, 한 명, 찾아가서 칭찬을 하면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도에서 '익히기'라고 해서 계속 파트너를 바꾸어가면서 연습을 하는 것이 있다. 나는 그때를 노렸다. 대충 10명 정도의 파트너와 연습을 하게 되는데, 계속 지나가면서 칭찬을 해주었다. 이를테면, '힘이 되게 좋다', '키가 커서 좋겠다', '나도 너처럼 잘하고 싶다.', '피부가 되게 좋다' 같은 칭찬들이다 (대신 초면에 중3~고1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나이 차에 상관없이 존댓말을 하자. 그러면 보통 상대방이 먼저 말 편하게 하시라고 한다). 없는 말을 지어내서 하는 칭찬은 진심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상대방의 기분도 상하게 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잘 관찰하고 칭찬거리를 찾아내자.

칭찬하기에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어색한 칭찬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자연스러운 미소와 함께 자연스러운 타이밍에 나가야 한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글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평소에 칭찬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칭찬을 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주변 가족, 친구 등에게 칭찬하는 습관을 가지자. 그럼 나중에 필요한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칭찬을 내 무기로 만들 수 있다.


한 번 칭찬을 했다고 해서 바로 친해지는 것은 아니다. 최소 두 번은 해야 한다. 이 때는 처음보다 쉽다. 이미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냥 앞에 '역시'라는 말만 붙이면 되기 때문이다. '역시 힘이 되게 좋네', '역시 키가 커', '역시 잘하네' 같이 말이다. 개인적으로 그냥 '역시'를 붙이는 것이 새로운 칭찬거리를 찾는 것보다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두 번 정도 하면, 자연스레 얼굴은 기억하는 사이가 된다. 친하진 않아도 기본적으로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사이다. 이 때도 칭찬을 하면 좋지만, 세 번째부터는 첫 번째, 두 번째 칭찬보다는 효과가 덜하다. 오히려 안부를 묻는 것이 더 좋다. '부모님은 잘 계시나?' 같은 안부는 하지 마라. 되도록이면 그냥 사생활이나 일상보다는 지금 상황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게 낫다. '어우 되게 힘들다, 넌 괜찮아?', '배 엄청 고프다, 넌 괜찮아?' 같은 말이다. 보통 같은 장소, 상황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같은 컨디션을 공유하기 때문에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게 힘든 사람은 그냥 웃는 얼굴로 인사라도 해라.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백 배 낫다. 이 즈음되면 그냥 말을 한 번 붙여보는 것도 좋다. '잘 지냈어?', '학교는 어때?', '밥은 먹었어?' 같은 일상적인 말들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질문을 한 두 번 했는데 단답형으로만 계속 대답한다면, 질문을 멈추야 한다. 계속된 질문은 상대방을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 얘기만 계속하지 마라. 되도록이면 나의 말은 줄이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게 가장 좋다. 근데 상대방이 단답으로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진 덜 친하다는 뜻이고 어색하다는 뜻이다. 시간을 더 가져라. 다만, 자기 얘기를 술술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답도 술술 하고 나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계속 이야기하자.


물론 이 외에도 걱정해주기, 매너 있게 행동하기, 배려하기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칭찬의 위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유도에 잘 적응했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엄청 친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젠 사람들이 먼저 와서 인사도 하고 말도 걸어준다. 같이 파트너를 하자고 먼저 다가오는 회원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내 평판이다. 회원 중 한 명이 알려준 것인데, 내가 회원들 사이에서 되게 착하다, 매너 있다, 열심히 한다 등의 긍정적인 소문이 돌고 있었다. 물론, 평판이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 록키 1에서 나왔듯이 사람들은 내 평판을 통해 나를 바라본다.


당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보물 중 좋은 평판을 최고의 보물로 생각하라.

                                                              - 소크라테스 -

이전 10화 영감을 얻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