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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Sep 18. 2024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

거인의 어깨를 두고 벌이는 싸움

내가 멀리 보았다면 그건 내가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의 명언이다. 하지만 과연 이 명언의 의미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해 본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로 많이들 알고 있는 아이작 뉴턴의 명언이다. 명언이 잘 못 알려진 이유는 Google Scholar가 문장의 앞부분을 지우고 "stand on the shoulders of giants." 만을 기재했고 이것이 한국어로 번역되며 약간의 변형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즉, 아이작 뉴턴이 여타 다른 명언들처럼 "이렇게 해라!"라고 말한 것이 아닌, 자신의 어떻게 위대한 과학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에 가깝다.

 

사실 이 문장은 아이작 뉴턴이 만들어낸 문장은 아니고 생각보다 역사가 깊은 아포리즘인데 그 기원은 솔즈베리의 존이 1159년에 자신의 저서 "Metalogicon'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솔즈베리의 존은


 "사르트르의 베르나드는 우리를 거인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에 비유하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이, 더 멀리 볼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키가 커서가 아닌 거인이 우리를 들어 올렸기 때문입니다." 


"Bernard of Chartres used to compare us to dwarfs perched on the shoulders of giants. He pointed out that we see more and farther than our predecessors, not because we have keener vision or greater height, but because we are lifted up and borne aloft on their gigantic stature."


라고 저술했다.


지극히 최근까지도, 심지어 오늘날 까지도 권력, 힘, 그리고 계급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갈 수 있는 능력 여부에 결정되었다.


중세시대 교회가 강력한 권력을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글을 읽을 줄 알았던 사람은 대부분 수도원의 성직자, 그리고 귀족들이었다. 수학, 과학, 천문학, 문학, 철학 등 거의 모든 학문의 연구가 수도원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글을 읽지 못하는 평민보다 지혜롭고 똑똑했다. 지혜와 지식을 가진 자만이 교활해질 수 있다. 그들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멀리 내다보았고 나머지 난쟁이들은 그를 믿고 그가 가리키는 길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쇄술이 발달하고 교육이 보급되자 평민들 중에서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능력을 얻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홉스와 볼테르의 책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모두가 알다시피 모든 국민이 권력을 동등하게 배분받게 되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다는 것은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는 것은 오직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자들은 알고 있다. 그들은 더욱 멀리 본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거인의 어깨에 올라오지 못한 사람이 영원히 거인의 어깨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그들은 정해진 길을 제시한다. 그 길은 글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길이다. 대표적으로 농사를 권장했다. 혹은 다양한 즐길거리 제공한다.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끼리 싸우게 만들거나 맹수와 사람이 싸우게 하는 등 시민들이 즉각적인 도파민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혹은 공공의 적을 만들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분노는 사람의 판단력을 약하게 만든다. 판단력이 약해진 사람은 놀랄 만큼 악한 일이라도 정의로 착각할 수 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기 위한 난쟁이의 사투는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래로 거인의 어깨를 두고 벌이는 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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