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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조연을 위하여

by 구자훈

프로야구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아닌 중간 투수들의 기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기록 중에 하나는 바로 ‘홀드’이다. 과거에는 선발 투수의 승리 기록과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 기록이 우수한 투수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었다. (누적 기록 기준, 평균 기록 제외).


그러나 현대 야구에서는 중간에 출전하는 투수들에게도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팀의 리드를 지키고 내려가면 ’ 홀드‘라는 기록을 부여하여 그들의 활약을 가치 있도록 만들었다. ‘홀드’ 기록은 경기의 최종 승패와 관계없이 자신이 출전한 상황(경기에 이기고 있는 상황)을 지켜내면 부여된다. (한국 프로야구는 2000년부터 기록 신설).


‘홀드’ 기록은 중간 투수들이 경기 중 위기의 순간을 얼마나 잘 지켜냈는가를 나타내 줌으로써, 중간 투수 역할의 가치와 몸값을 올리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직장 생활에서도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같은 ‘에이스’ 역할을 하는 구성원과 ‘중간’ 투수처럼 팀의 승리(실적)를 만들기 위해 지원하는 역할로 나뉘어 운영된다.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원은 팀의 승리와 자신의 실적을 오롯이 보상받기 때문에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중간 투수처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구성원들은 자신이 정당한 가치 평가와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조연의 도움 없이 주인공의 활약은 빛날 수 없다. 지원하는 역할의 구성원들이 탄탄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줬을 때, 비로소 팀의 승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조직들도 ‘중간 투수‘를 위한 ‘홀드’와 같은 기록을 재정하고 인정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지원하는 역할의 구성원들의 노력이 정당히 평가받고 그 가치를 보상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면 구성원 스스로 자신들이 가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미래에는 궁극적으로 ‘에이스’가 되겠다는 꿈과 열정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의 성과는 에이스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지원하는 구성원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성과와 가치로 완성될 수 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빛나는 조연’들이 더 큰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는 우리의 조직문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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