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춘수는 '꽃'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관심받고 긍정적으로 인식되고자 하는 인간의 꿈을 표현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로써 타인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길 희망한다. 그것을 통해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는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친 사람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찌 됐던 타인에게 관심받고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인사교육 담당자로써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신입사원들의 수습 기간에 개인당 1~2회에 걸쳐서 면담을 실시한다. 면담 통해 업무 및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애로사항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보통 1회차 면담에서는 신입사원의 이력서에 기술된 내용을 메모하여 챙겨간다. 그래서 대화의 시작은 이력서에 적힌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면 신입사원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하지만 차츰 개인적인 이야기와 일적인 이야기 등을 모두 쏟아내며 필자와의 어색함을 점차 지우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두 번째 면담에서는 첫 번째 면담에서 얻은 정보 (이력서에 나오지 않는 것을)를 은연중에 툭툭 던지면서 '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라는 표현을 직, 간접적으로 한다.
"그걸 기억하시네요? 맞습니다!"
보통 그 과정에서 신입사원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던지는 필자의 말에 깜짝 놀라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기억해주는 모습에 감동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사실 면담을 실시하는 담당자로써 당연히 챙겨야 할 부분이지만 그런 모습에 놀라거나 감동하는 신입사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상대방을 기억하고 챙긴다는 것의 힘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필자도 어린 시절에 학원이나 모임 같은 곳에 처음 갔을 때, 어색해하는 나에게 먼저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따뜻함과 고마움을 느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작은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말 한마디 이상으로 긍정적인 감정과 감동을 가져다준다. 거창하게 큰 관심이 아니어도 좋다. 작은 관심의 표현 만으로도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감정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 큰 관심은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치열하고 각박한 직장 생활에서도 주변 동료들에 대한 작은 관심의 표현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감정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상대방의 취미 또는 관심사, 자녀의 이름, 과거에 언급했던 내용 등을 기억하고 언급해주는 것은 '돈 안 들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매우 유용한 방법일 것이다.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이 하나씩 쌓인다면, 직장 동료들 간에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신뢰의 문화'를 만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뢰의 문화가 형성된 조직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관심 표현을 통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의 문화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