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콜라타 지음/안정희 옮김, 사이언스 북스, 2003
드디어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임상 3상이 완전히 끝난 상태에서 시작한 대규모 접종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우리나라는 2월이나 3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 한다. 백신 접종은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19 3차 유행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는 확진자 수가 3자리로 줄었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그 확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간다. 이 질병의 대유행을 예감하고 각 나라의 정부 부처와 학자와 연구자들, 그리고 제약회사에서는 발 빠르게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이렇게 빨리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사례라고 한다.
2003년에 출간한 <독감>은 1918년 스페인 독감에서 출발한다. 당시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이었는데 미국의 경우 참전해서 사망한 사람보다 독감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그 수가 무려 50만 명이다.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고 1억 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바이러스의 원인을 찾기 위해 무수히 많은 학자와 연구자들이 뛰어들었지만 끝내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추측하기로는 1918년 이전에 이미 1916년이나 1917년에 전조 증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정도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사람들이 집단 면역 체계에 들어서면서 소멸되었다. 이후 대유행으로 번질 만한 독감 사례들이 있었으나 다행히 발 빠른 대처로 조용히 지나갔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한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사스가 전 세계를 덮쳤고, 메르스도 유행했다.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19가 나타났다. 작가의 말처럼 과거 유행했던 바이러스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는 한 대유행은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이다. 과연 그때마다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작가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독감에 대해 점점 오만해지는 동안, 이 흔해 빠진 질병 뒤에 숨은 새로운 전염병이 지금 이 순간에도 파괴력을 모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다음에 찾아올 대규모 유행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거에 대한 더 나은 이해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