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의 일상 엿보기
국제기구에서 일상은 어때요?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인데, 참 대답하기가 어렵다.
첫 책을 집필시에도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OECD시절의 일상에 대한 나의 결론은
단 하루도 같은 일정으로 이루어진 날이 없었다.
각 직책마다 업무 내용이 상이했고 그에 따라 활동 반경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같은 직책을 가지고 있었을 때도 ,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시기에 따라 일정이 계속 변경되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조사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날이 있는가 하면 한 프로젝트 미팅만 시간 동안 진행한 날도 있었다 같은 날 잡힌 네다섯 개의 다른 프로젝트 미팅과 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실을 전전하거나 국장급 미팅을 준비하느라 국장들의 개인 비서들과 일정을 조정하면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 꿈결 외교관 국제기구 종사자 (꿈결 잡 JOB 시리즈) 중 -
그런데 지금 세계최대 회사의 일상은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Call
10월 3주간 한국에서 좀 fancy하게는 디지털 노마드로,
좀더 정확하게는 workation을 했다.
유럽시간 오전에는 반차를 내고, 유럽시간으로 오후에 4시간 일하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식노동자의 일의 특성상 4시간을 딱하고 일을 마치기 힘들다.
그래서 거의 매일 유럽시간 13시부터 19시사이에 근무를 하게 되었다. (즉 한국시간 20시부터 새벽 2시)
하루는 내가 주최한 미국에서 진행하는 회의에 참석해야 해서
즉 한국 시간으로 1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
집에 있는 엄마와 따님의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게 호텔방을 잡고 야근을 하기도 했다.
(workation:지옥편에 대한 포스팅 https://brunch.co.kr/@ideality/36)
OECD 시절에는 거의 모든 회의가 F2F (Face to Face) 회의 였다.
직원의 대부분이 파리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주 가끔 일주일에 한 번씩 텔레워킹을 하는 직원들이 conference call (전화로 회의에 참석하는 것)로 회의에 참석했다.
샤또(본부)와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annex가 생겼을 때, 직원들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셔틀 버스를 타고 두 건물을 왕복하곤 했다.
또 국제기구의 특성상 국제회의 개최도 잦아서 각국 대표단들과도 서로 얼굴을 보면서 한 자리에서 만나는 회의가 중요시 되었다.
파리에서 HR 컨설팅 회사 근무시, 나의 주 고객은 스위스의 글로벌 기업이었고, 90개국에 약 2년간 새로운 supply chain system을 도입하는 교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당시 내가 담당했던 지역은 말레이시아/싱가폴/스페인/포르투갈/가나를 포함한 아프리카 13개국 이었다.
그래서 매주 각 지역과 함께, 그리고 스위스 본사 + 이탈리아의 다른 컨설팅회사 + 인도의 교육 컨텐츠 supplier + 우크라이나의 서비스센터 직원들와 함께 call을 하였다.
수 개월간 나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동료들 (사실 고객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스위스 본사 담당자를 런던에 있는 컨퍼런스에서 실제로 만나게 되었다.
Skype profile 사진에 너무 익숙해 졌던 나, 사진과 너무 달랐던 그녀를 알아보지 못 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현 세계최대제약회사에서는 같은 사무실, 같은 빌딩에 있는 동료들과도 skype call을 한다.
30분, 1시간 단위로 back-to-back meeting이 있는 경우가 많아 같은 빌딩 내의 회의실을 바꾸는 시간 조차 모자라기 때문이다.
CALL
보통 Skype (for business) call 또는 Conf call이라고 불리우는 화상회의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한 비디오를 소개 한다.
conf call을 경험하신 분들은 4분 46초 동안 배꼽이 빠지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으실 수 있으실 것이다.
conf call을 경험하지 못하신 분들으 위해서 아래 설명을 덧 붙인다.
David Grady: The Conference Call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zbJAJEtNUX0
Welcome to genesis meeting center. You are entering the meeting. You are the moderator.
--> conf call을 할 때 나오는 자동응답 메세지이다.
blup blup blup blup
--> 회의 참석자들이 회의에 연결하는 소리이다.
Hi everyone this is Steve
--> 회의에 연결하면 자기가 connect 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Hi, everyone. This Dave. This is the first meeting of the data electronic information integration management governance committee.
--> 정말 다양한 주제로 conf call이 열린다.
We have a lot of people on the call and a lot go get through. So we will skip the roll call and dive right in.
--> bilatral을 제외한 회의는 3명 부터 30명까지 참석자들이 있다.
첫 미팅은 자기 소개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Blup blup.. Hi, who just joined?
--> 회의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후 조인하면 의장이 꼭 하는 질문.
woff woff woff
--> 홈오피스 (집에서 일하는 것)이 일상화 되면서 call 배경에 강아지, 고양이등 애완동물 소리가 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아이 울음소리, 식구들이 점심 먹는 소리도 들린다.
Can you please mute your phone?
--> 많은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background noise를 없애기 위해, 본인이 발언을 하지 않을 경우 마이크를 mute (볼륨을 0으로 만든 것)하는 것은 필수.
Hi, This is Fred from UK. Is this electronic information integration management committee?
No. the call is at 2.
--> Conf call이 많다보니 가끔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 Skype이 다른 회의 링크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탁탁탁탁탁.. Who ever is typing, could you put your phone on mute?
--> 화상 회의를 하면서 이메일을 답하거나, 다른 동료가 IM (instant messaging)으로 연락을 하면 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마이크가 mute하지 않으면 타이핑치는 소리가 들린다. 또 차를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 길에서 들리는 background noise도 들린다.
발언을 하지 않을 때는 항상 mute을 하는 센스를 키워야 한다.
People, enough! We need to come to an agreement on a very important topic. As a group, we need to decide if we are going to have two calls or three!
--> 이 회의의 의장이 동의를 얻고 싶었던, 이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그룹이 결정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화상회의를 하루에 2번, 3번할 것인가 였다.
이렇게 가끔은 정말 사소한 결정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기도 한다.
자님들께서 해외 취업의 꿈을 이루시고, 위와 같은 call이 일상이 되신다면
매일매일 즐거운 call을 하실 수 있는 두 가지 꿀팁을 남겨드립니다.
첫째, 당신의 기여가 필요한 회의만 참석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F6Qo8IDsVNg)
둘째, 비디오를 켜세요. (https://www.linkedin.com/pulse/how-create-hw-happiness-work-athena-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