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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외취업신기록 Jan 04. 2019

글로벌 워킹맘의 소확행

유연한근무시간

워라밸과 소확행이 2018년 키워드로 꼽혔다고 한다.


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 속에서  자신(만)이 느끼는 작은 행복감.
워라밸: 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http://www.ndsl.kr/ndsl/issueNdsl/detail.do?techSq=350


언젠가 한 OECD동료가 물었다.

“Do you know what work/life balance really means?” 워라밸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이 뭔지 알아?

“That is work always comes first (before life).” 일이 삶보다 항상 먼저라는 거야.

워라밸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인 유연한 근무시간. 이에 따른 책임으로 일에 우선순위를 주어야하는 순간들이 많다. (예: https://brunch.co.kr/@ideality/58)


하지만, 유연한 근무시간의 책임을 다 하면, 누릴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자유와 행복도 막강하다. 

오늘은 글로벌 워킹맘으로 내가 즐기는 소확행 세가지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여유로운 출근시간 


주 중 아침. 우리 식구들은 알람 없이 일어난다.

따님의 유치원 등원시간은 9시부터 10시, 남편의 체코어 수업 시작은 10시30분. 

그리고 나의 출근시간은 내가 원하는 대로.

그래서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이 자연스럽게 잠에 깨어 아침을 먹는 시간은 보통 8시이다.

아침식사시간은 보통 30분 정도.

8시 30분-45분 경 집에서 출발을 한다. 

집에서 내 회사까지 지하철 3정거장. 걷는 것 포함해서 걸리는 출근시간은 최대 15분.

나는 9시 경 편안하게 회사에 도착한다.

보통 9시 전에 도착하지만, 가끔 9시 5분, 10분, 15분... 그리고 한 두번 9시 반에 도착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 하는지 검사하거나, 커멘트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침 7시, 8시에 회의가 있는 경우, 회의를 집에서 하고, 회의를 마친 후 회의시간이 없는 시간에 출근할 수도 있다. 

9시이전에 회의가 있는 날, 늦잠을 자거나 해서 아침 일정이 늦어지면 회의시간에 맞추어 컴퓨터를 인트라넷에 연결하고, 오전 또는 종일 텔레워킹을 신청하고 편하게 집에서 일을 하면 된다. 글로벌 기업의 특성상 회의 참석자들이 다른 도시, 나라에서 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의 우리는 대부분 스카잎비지니스의 가상회의실 virtual meeting room 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프라하에 있는 동료들끼리 하는 회의도 face-to-face로 하는 적이 매우 적다. 출장, 텔레워킹,  회의가 많아서 층(floor)을 바꿀 수 없는 경우, 회의실이 모두 예약이 된 경우등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함께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동료들 끼리도 가상회의실에서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 피아노 레슨 


지난 9월 부터 4살된 따님이 두 가지 활동을 시작했다. 수주키 피아노 레슨 그리고 한글학교.

수주키피아노 클래스는 매주 월요일 5시 반에 시작한다. 수주키 교습법은 부모들의 참여를 아주 중요시 한다.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수업에 참가해야 하고, 매일 집에서 연습도 함께 하는 것을 권고한다.

프라하에 유일한 아니 아마 체코에 유일한 수주키 피아노 강사이며 전 몬테소리 학교 선생님이었던 마리아 선생님의 웹사이트에 실린 자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 중의 하나가 이를 잘 설명한다.

http://suzukipiano.cz/

Q : I have a busy life and can’t sit with my child while she practices, is this OK?
제가 너무 바빠서 레슨을 함께 할 수 없는데, 괜찮나요?
A : No, the method’s success relies on the parent involvement.
안됩니다. 이 교수법의 성공은 부모님의 참여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월요일마다 나는 5시에 퇴근한다. 나의 outlook calendar에는 5시부터 6시반까지 OOO (Out of Office)가 표시와 함께 Nurtured by love (수주키씨의 책 제목)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우리 세가족은 함께 피아노를 배운다.


아직 어린 따님이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남편이 피아노 레슨을 받는다.

록 그룹이 리드 기타리스트였던 남편은 피아노를 처음 배우는 데도 벌써 수주키 피아노 1권을 마스터할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며 듣고, 관찰하며 수동적으로 하는 이 역시 수주키 교습법에서 중요시 하는 부분이다.)

날씨가 좋았던 가을에는 피아노 수업을 마치고  근처 놀이터에서 놀다가 들어 오기도 했다.


한 학기가 지나고 생각해 보니 나는 80% 정도의 수업에 참가한 것 같다. 



금요일 한글학교 


금요일은 우리 따님이 고대하는 날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프라하 한글학교에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작년 3월 프라하에 새 유치원에 입학후 유치원 언니들과 놀기 위해 낮잠을 안자기 시작한 따님도,

오후 4시30분부터 7시 30분까지가지 하는 수업을 듣기위해 위해 낮잠을 자주는 센스를 보여주기까지 한다.  

육아휴직중에 체코어 수업과 파트타임 근무를 시작한 남편에게 잠시의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금요일은 내가 따님을 찾으러 가고 함께 한글학교에 간다.


나의 outlook calendar에는 3시부터 4시30분까지 OOO 표시가 되어있다. 


따님을 한글학교에 모셔다 드리면 빠르면 4시반, 보통 5시경이 된다.

그러면 나는 휴게실에서 다시 컴퓨터를 키고, 수업이 끝나는 시간까지 다시 일을 한다. 

다른 한글 학교 엄마들은 휴계실에서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거나, 집에 다녀오거나, 카페에가서 차를 마시고 수업 시간이 마칠때 돌아고거나 하는데, 나는 계속 일을 한다.  


유치 1반에 입학했을 때 몇몇 학부모님들이 엄마아빠가 학교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엄마 아빠를 찾지 않고 학교에 적응한다고 아이를 데려다 주고 일부러 나가신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첫 두달 정도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7시 30분까지 계속 회의가 있었다. (미국 동료들에게는 오전시간회의..) 우리 따님은 초기에는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찾으러 왔지만, 이제는 

쉬는 시간에 가끔 와서 안기는 정도 이다. 


12월 첫째주에는 프라하 한글 학교 간식 봉사 시간이었다. 

체코를 대표하는 rohlik이라는 빵, 우유, 초코우유, 그리고 물을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서빙하는 것이었다.


남편과 나는 둘다 4시30분부터 수업 마칠 때 까지 간식 봉사를 즐겁게 했다.

매 주 두 가족이 봉사를 하는데, 다른 가족도 엄마, 아빠가 두 분다 오셔서 봉사를 해 주셨다.

돌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있고, 아빠가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마지막 쉬는 시간에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셨다.


간식시간에 엄마 아빠를 본 따님이 정말 행복해 하셨다. 


유연한 근무시간이 주는 워라밸과 소확행의 일상.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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