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좋은 분이시니 좋은 분 만나시길 바랄게요.

by 뚜비뚜밥

처음은 길었고, 점점 짧아졌다.


첫 만남에서 9시간을 얘기했다.

그다음날 또 만났다.

하지만 정말 내 취향이 아니었다.

세 번을 더 만나봤지만,

계속 마음이 가지 않았다.


참 이상하다.

헤어질 때쯤엔 내 취향 같더니,

다시 만나보면 또 아무리 봐도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카톡 메시지가 왔다.

인연이 아닌 것 같다며, 좋은 분이시니 좋은 분 만나시길 바란다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마지막 인사.


솔직히, 안도했다. 고마웠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너무 차분하고 예의 바르고 품격 있어서

‘내가 이런 사람을 놓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잠깐 들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 중이었지만,

용기 내서 어려운 말 꺼냈을 텐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게 예의인 것 같았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란다고 짧게 답장했다.


그러다 야근하고 가는 귀갓길에 문득, 마음이 쓰였다.

그 사람의 정성이나 노력에 비해 내 답장이 너무 성의 없어 보였던 건 아닐까.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법인데.

나도 그분이 참 좋은 분이라 생각했기에,

내 마음을 조금 더 잘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만난 첫날, 말이 너무 잘 통해서 9시간이나 얘기했었다는 기억.

이렇게 끝나게 되어 아쉽지만, 당신도 좋은 사람이니 꼭 좋은 분 만나실 거라고.


보내자 마자 1이 없어졌고, 답장은 없었다.

내 마음이 편해졌기에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답장이 온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진심으로 그가 좋은 사람을 만나기를 바랐다.

그렇게 잊고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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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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