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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Jul 17. 2020

세상에서 가장 쉬운 스피치의 7가지 법칙

이제 더 이상 볼펜 물고 발음 연습하지 마세요

오늘의 오프닝 스토리는 이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오늘 배울 ‘스피치’에 대한 것이죠.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스피치 학원에 다녀보신 분들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아나운서를 강사진으로 보유한 훌륭한 스피치 학원이 여럿 있습니다. 스피치 학원에 등록하면 여러분들은 젓가락을 입에 물고 발음을 교정하고, 남들 앞에서 몸부림치고 소리 지르며 자신감을 기르고, 주어진 스크립트를 또박또박 읽는 훈련을 받습니다. 자, 훌륭합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연설가가 되셨겠군요?


아쉽게도, 많은 ‘스피치’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스피치(Speech)’보다는 ‘아나운싱(Announcing)’이라고 분류하는 것이 맞습니다. 스피치의 일부분이죠. 물론 아나운싱은 훌륭한 스피치의 기술입니다. 다만, 용도가 제한되어 있죠. 여러분들이 세일즈맨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고객한테 물건을 팔 때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 물건의 장점을 나열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고객에게 여러분은 말하는 팜플렛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고, 제품의 매력을 느끼기 보다는 지루함을 느낄 겁니다. 연설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평이하고 단아한 어조로 처음부터 끝까지 30분 간 떠들어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ASMR 제작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은 즉 말을 또박또박 잘 말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입니다. 물론 말을 ‘어떻게’ 발화하느냐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무엇을’ 말하느냐 입니다. 입시판에서 날고기는 1타 강사들이 모두 아나운서처럼만 말하던가요? 한석원, 삽자루가 그렇게 말하던가요? 전혀 아닙니다! 지금부터 알려드릴 오늘의 특강은 바로 진짜 말을 ‘잘’하는 7가지 법칙입니다.



1. 지연의 법칙


지연의 법칙이란 여러분이 진정 하고 싶은 메시지를 최대한 뒤로, 즉 지연하라는 법칙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다시 세일즈맨의 예시로 들어가 봅시다. 여러분은 강남역 4번 출구 앞에서 1,500원짜리 레모네이드를 행객에게 팔아야하는 특명을 맡은 세일즈맨입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분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이렇게 말합니다.


레모네이드 사세요


어떤가요? 레모네이드를 사고 싶은 욕구가 절로 치솟으시나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는 위의 말을 굉장히 무례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사를 바꿔봅시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덥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2,000원짜리 레모네이드를 1,500원에 드리고 있습니다.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 잔 하시는 거 어떠세요?


‘레모네이드를 한 잔 사’라는 본 목적을 가장 나중에 배치하고, 그 앞에 별다른 의미 없는 소리를 적당히 집어넣어도 아까 전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스피치가 완성됩니다.


스피치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바로 결말입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재주가 없다’고 평가받는 주요한 이유가 바로 지연의 법칙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를 먼저 말하면 사람들의 심리적 저항에 부딪히게 됩니다. 앞서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메시지를 말한다면, 사람들은 훨씬 더 좋은 반응을 보여줄 겁니다.



2. 개인의 법칙


스피치에서 경험의 공유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력, 가장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말하는 당사자인 여러분의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수많은 사례와 예시를 든다고 한들, 여러분이 직접 경험한 그 하나의 예시만 못합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 네이버 TV 캡쳐

지난 2018년,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가 군대에서 한 강연은 커뮤니티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영자는 그 강연에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밝힙니다. 그녀의 가정은 생선가게였기에 어린 시절 이영자의 몸에서는 항상 비린내가 났고, 이 때문에 누군가 냄새만 맡으면 움츠러 들었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바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이영자는 자신의 부끄러운 개인사를 공유했고, 이를 후반부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로 연결함으로써 장병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길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 역시 스피치에 있어 여러분의 부끄럽고 주눅든 과거를 공유해보세요. 청중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격하게 여러분과 공감대를 형성할 겁니다.



3. 상응의 법칙


상응의 법칙은 스피치의 시작과 끝은 서로 대응되어야 한다는 법칙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왜 이 제품을 사야하는가’에 대한 서론으로 시작했는데, 마지막이 ‘이렇기 때문에 이 제품을 사야한다’가 아니라 ‘이런 일(예시)도 있다’는 식으로 끝맺으면 스피치가 가진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하면 할수록 두루뭉술해지고 중언부언하게 된다고요? 바로 이 상응의 법칙을 알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상응의 법칙을 명심하면 모든 스피치를 시작과 본론, 마지막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본론에서 아무리 많은 말을 하더라도 마지막이 시작과 이어지면서 스피치를 닫아주기 때문에, 중언부언하거나 두루뭉술해지지 않고 말끔한 스피치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상응의 법칙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스토리’입니다. 예를 들어 ‘이제부터 왜 이 제품을 사야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스피치를 시작하는 것과, ‘왜 이 제품을 사야하는지 말씀드리기 전에,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유’보다는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집니다. 이영자의 강연처럼 멋지게 스피치와 이야기를 연결지어보세요!



4. 분할의 법칙


분할의 법칙은 여러분의 스피치를 각각 ‘개요’, ‘세부내용’, ‘요약’으로 나누라는 것입니다. 개요는 전체를 포괄하는 개론의 성격을 띕니다. 당연히, 서론에서는 여러분이 스피치할 전체적인 내용을 예고해야합니다. 세부내용은 말 그대로 여러분이 스피치하고자 하는 세밀한 내용입니다. 예시, 이유, 우화 등등이 여기에 포함되겠죠. 요약은 마지막으로 전체의 내용을 하나로 엮어내며 마무리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앞선 상응의 법칙에 따라 서론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스피치 각 부분을 ‘개요’, ‘세부내용’, ‘요약’으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의 각 부분은 명확하게 분리되고, 여러분이 이 부분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5. 청중의 법칙


스피치의 본질적은 목적은 청중의 행동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잠재고객을 고객으로 만들고, 생판 남을 우리의 팬으로 만드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스피치를 하다가 잊어버리고는 하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예시는 결국 남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청중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즉, 청중은 여러분의 스피치를 하는 목적이자 이유이며, 내용이기도 합니다. 고객이 여러분의 보험에 계약하기를 원합니까? 고객의 입장에서 왜 이 보험을 계약해야할지 생각해보세요.


청중의 법칙에서 유념해야할 것은, 여러분이 목적으로 하는 ‘메시지’를 던지기 전에 한 번 청중에 언급을 하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 메시지를 던지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청중의 행동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훌륭한 이야기꾼일 뿐입니다.



6. 공감의 법칙


공감의 법칙은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법칙입니다. 물론 스토리를 통해서 청중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만, 이보다 상위의 기술은 바로 즉석에서 잡담을 통해 청중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입니다. 앞선 지연의 법칙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덥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2,000원짜리 레모네이드를 1,500원에 드리고 있습니다.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 잔 하시는 거 어떠세요?


추운 한겨울에 위의 대사로 고객에게 접근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아마 여러분은 영업사원으로서의 능력 이전에 혹시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진 않은지에 대한 강한 의혹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오늘 날씨가 참 덥죠?’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잡담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시로 든 날씨는 물론이고, 심지어 식사 전인지, 후인지, 혹은 아침인지, 점심인지, 저녁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7. 소통의 법칙


소통의 법칙은 청중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호응을 이끌어내는 법칙입니다. 아울러 가장 어려운 법칙이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질문하기’가 이에 포함됩니다. 청중과 실시간으로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스피치를 이끌어나가는 것이죠.


사실 이 ‘질문하기’에도 스킬이 있습니다. 바로 ‘자문자답’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여기에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라고 물은 뒤, 곧바로 여러분이 ‘네, A입니다’로 답해버리는 것입니다. 청중들 중 답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마치 답변한 것과 같은 뉘앙스를 연출하죠.


마찬가지로 교회에서 설교자가 ‘할렐루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면, 청중들이 일제히 ‘아멘’과 같은 구호로 맞장구치는 것도 소통의 법칙 중 하나입니다. ‘모두 손을 들어보세요’와 같은 요청으로 청중들을 하나로 묶고, 마치 개인 대 대중이 아닌 개인 대 개인으로 스피치를 하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스피치의 7가지 법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이 7가지 법칙을 한꺼번에 모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럴 때는 굳이 무리할 필요 없이, 첫 번째 법칙부터 하나하나 적용해나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 법칙은 쉬운 단계부터 어려운 단계 순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스피치가 보다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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