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라는 감정에 집중해 본다. 우리는 좋아하는 게 많다고 해도 생각보다 '좋은 기분'을 일상에서 자주 느끼지는 못한다. 언젠가부터 내 하루의 목표는 '오늘도 즐겁게'가 아닌 '오늘은 무사히'가 된 지 오래다. 나를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행위에 집중해 보자는 의미에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여름날 퇴근 후 공원 그네 의자에서 흔들거리며 바라본 나무와 하늘
12. 여름날 노래 들으며 그네 타는 것을 좋아한다.
옷을 여미게 만드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다. 시린 바람이 겨울에는 지긋지긋할지 모르겠지만 또 더운 여름에는 이 바람이 그립겠지.
너무 더운 여름날에 놀이터에 나가 그네를 타며 바람을 맞는 것을 좋아한다.바람도 잠잠하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여름날에 그네를 타면 선선한 바람이 내 몸을 식혀주는 그 기분이 좋다. 퇴근하고 해가 질 때쯤이나 땅이 식은 늦은 저녁에 그네에 몸을 실어 번잡했던 퇴근길 달아오르고 답답했던 몸과 마음을 그네에 실어 자연의 바람을 맞는다. 에어컨이 만들어내는, 땀 한 방울 안 나게 쾌적한 환경도 좋지만 자연의 바람이 피부에 스치는 촉감에는 인공적인 시원함이 줄 수 없는 기분 좋은 상쾌함이 있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그네를 타고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노래에 심취해서 허공에서바람을 느끼고 있으면 세상 어떠한 얽매임도 없이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해가 남으면 남는 대로 파랗고 지는 석양의 하늘을 구경하고 해가 지는 대로 밤하늘 달을 구경하면서 하루에 있었던 복잡한 것들도 바람에 실어 보내고 하늘로 향해 내뱉는 숨으로 보내버린다. 기분 좋은 어느 날엔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를 들으며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끼며 신나게 발을 굴러 평소보다 더 높이 올라 센 바람을 느껴본다. 줄을 붙잡고 벌러덩 매달려 바흐의 음악을 들으면서는 하늘을 보면서 멍 때리기도 해본다. 그렇게 바람을 느끼며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