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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피 Nov 25. 2024

13. 마트 구경하기

좋아하는 것 찾기 프로젝트 D-38

'좋다'라는 감정에 집중해 본다. 우리는 좋아하는 게 많다고 해도 생각보다 '좋은 기분'을 일상에서 자주 느끼지는 못한다. 언젠가부터 내 하루의 목표는 '오늘도 즐겁게'가 아닌 '오늘은 무사히'가 된 지 오래다. 나를 편안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행위에 집중해 보자는 의미에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독일 마트 구경했던 사진들, 부피만 아니면 빵 데려왔을텐데


13. 마트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해외 출장을 다닐 때 홀로 마트에서 먹을 것들을 사곤 했는데 편의점 구경은 당연하고 로컬 대형마트를 보면 '일 끝나고 있다가 저기 들러봐야지' 하고는 꼭 구경가곤 했다. 홀로 다니는 출장길이라 그런지 맛집에 가서 겨우 메뉴 하나 시켜먹는 것보다는 마트에서 다양한 것들을 구경하고 맛을 경험하는 재미가 더 컸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데 마트는 그걸 충족 수 있는 좋은 장소다. 특히 먹는 것 위주로 구경하기를 좋아하는데 라면, 과자, 소스, 음료와 같은 공산품은 물론 야채와 과일, 주방도구도 구경한다. 마치 그 동네 거주하는 로컬이라도 되는 마냥 장 보듯 다니는 것이 즐겁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음식들을 먹는지, 마트의 구성은 어떤지, 천천히 마트를 구경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다보면  어느새 천근만근 무거운 발이 내 걸음을 묶는다. 그러면 식사로 먹을 것들, 군것질 거리, 티와 음료 등 이것저것 눈에 띄는 것을 사서 숙소에서 먹으면서 저녁에 쉬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출장지에서의 낙이었다. 내 입맛 대체로 다 열린 편이어서 새로운 맛을 경험해보는 것이 즐거웠고 종종 만나는 취향 저격인 제품들은 떠나기 전 다시 마트에 들러서 한국으로 챙겨 가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채를 써는 감자칼을 사왔는데 지금까지도 너무 잘 쓰고 있다.


이제는 해외 일을 하지 않지만 요즘도 외출한 김에 시간이 여유로우면 백화점 식품관을 돌아가니기도 한다. 국내도 새로운 제품들이 자주 나와 가끔 들러보면 볼 거리가 참 많다. 높은 물가에 깜짝 놀랄 때도 있지만 이런 마트 구경은 장을 보는 것과는 분리해서 아이쇼핑 겸 호기심 충전용으로 다른 시각으로 본다. 평소보다 빵을 좀 덜 사면 될 일이다. 해외식료품 코너에 갔다가 전에 출장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제품이 있다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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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의 호기심은 무엇을 하기를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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