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에 관한 전문의적 의견과 상담박사수료자의 조언

틱에 관한 진실과 정보

by 아이두

한 달 동안 첫째의 잔기침과 콧물 훔치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서 지난주 병원을 찾았다. 청진기를 대보고, 코와 입을 확인하던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다시 확인하자고, 찍고 다시 확인한 후 진료실에서 아이가 했던 잔기침과 콧물 훔치는 소리는 '다른 문제일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문제? 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집에 왔고, 열심히 약을 복용한 후, 오늘 다시 경과를 보러 갔다.

진료 중 '아빠는 안 오셨나요?'라고 물어보는 의사 선생님을 보고 '왜 그러시지?' 했지만 역시 그냥 넘어갔다.

애들은 잠시 나가있자고 하시더니 나만 앉혀놓고 하시는 말씀

엄마가 말하는 증상과 신체적 증상이 일치하지 않아요. 진료실에서 몇 분 동안 관찰한 모습으로는, 잔기침을 하고 콧물 훔치는 행동은 '틱 증상'입니다.

순간 머리가 멍- 해지면서, '틱'과 관련된 안 좋은 말들, 사회적 시선, 부정적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멍한 느낌에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반은 들을 수 있었고, 반은 흘렸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

1. 우리가 흔히 '틱 장애'라고 하는데, '장애'라는 것은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방해를 받을 경우에 장애라는 말을 쓰는 것이지, 지금처럼 일상생활에 별문제나 지장이 없을 경우에는 '틱 장애'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2. '틱'이라는 것은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소심하고 쫄보다.

3. '틱'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을 복용하는 동안만 호전된다.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4. '틱'은 '강박'과 같은 불안 증상의 일종이다. '틱' 증상이 나타나던 아이들에게서 커서 '강박'이 나타날 수 있다.

5. 부모의 기질을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내가 '강박적 사고'가 있다. 남편도 어느 정도 '강박'이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아이가 그렇게 타고난 기질이므로 부모가 잘못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6. 긴장되거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7. 남편이 엄한 편인데, 아빠의 엄함은 하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 필요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효과가 없다.

- 이유

1) 아빠의 엄함으로 인해 행동이 교정되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있는 곳에서만 아빠의 말을 듣는다.

2) 아빠 아닌 다른 사람이 양육하기가 힘들어진다.

3)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8. 부모가 '강박'이 있다면 아이가 '강박'이 있는 경우를 더 잘 이해하고, 아이의 울타리, shelter가 되어줄 수 있다.

9. 틱 증상을 보일 때 하지 말라고 좋게 타이르는 것도 의미가 없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일 때 잔소리하지 않고, 기다리고, 감내해야 한다는 것으로 느껴져서 답답한 마음에 의사 선생님께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도 못하고 황급히 진료실을 나왔다.

집에 온 후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상담 심리를 전공하신 선생님께 전화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분은

아이가 어떠한 상황에서 불편하고 불안하고 긴장되었는지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쫀쫀하게 물어보고, 들어주고, 인정해 주는 과정에서 아이는 본인이 틀리지 않음을 인지하고, 인정받았음을 느끼고 그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아이가 만약 너무 어려서 어떤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어한다면 예와 선택지를 들어가며 선택하는 방법을 써도 된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면서 비유를 이렇게 들어주셨다.

11월 늦가을, 차에 탄 아이가 '엄마 더워'라며 창문을 내릴 때, '덥긴 뭐가 더워'라고 말하는 엄마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더워하는 것을 '너 덥구나, 에어컨을 약하게 틀까? 아니면 창문을 조금 내렸다가 시원해지면 닫을까?'라고 말해주는 것, 그것이 아이의 예민함을 받아들여주는 것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도 한편으론 애 하나 키우기가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민한 엄마의 성향을 닮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의 기질을 때와 장소에 따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우리 아이는 무던하지 못할까 순간 이렇게 생각이 들기도 마련이다.


애와 내가 같이 있을 땐, 우리 단둘 이만 생각하기로. 다른 사람, 다른 아이들은 논외로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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