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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돈케어 Sep 18. 2023

13. 긴급처방: 공황발작, 불안을 낮추는 방법

우리는 공황발작에 대해 알아보았고, 공황장애로 발전시키는 잘못된 생각습관들을 찾아봤다. 자기연민으로 나를 따뜻하게 대하면서 잘못된 자동적 사고를 꾸준하게 고쳐나가야 일상생활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명상도 필수다. 어느 때보다도 나를 보살펴야 하는 시점이다.


언제라도 강한 불안이 찾아오고, 공황발작의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가 했던 방법은 딱 두 가지이다. 불안을 직면하고 숨을 쉬는 것. 두 개의 무기로 우리는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1) 직면하기

나는 불안해지면 음악을 듣거나 TV를 봤다. 회피하기 바빴다. 불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마음에서, 내 삶에서는 없어야 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공황발작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심장이 뛰고 숨쉬기가 불편해지면 '어떻게 이 느낌을 없애지?'에만 몰두했다.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의 감정은 피하면 피할수록 더 강해질 뿐이다. 내 마음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면해야만 한다.


처음에는 불안을 직면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어떻게 해야 마주 볼 수 있는지도 몰랐다. 기쁨과 행복을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웠지만, 힘든 감정은 대부분 무시하거나 도망쳤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불안을 직면하는 것일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디즈니, 픽사


나는 가만히 앉아 내 신체반응을 살펴본다. 가슴이 얼마나 뛰는지, 어느 신체부위가 불편한지 느껴본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금의 불안이 힘들다거나, 죽을 것 같다거나 하는 불필요한 해석은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불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할 뿐.


현재 상황에서 자동적 사고가 들어 반응을 나타내지 않도록, 아무 판단 없이 지켜본다. 불안이 충분하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나는 그를 바라볼 뿐이다.


불안을 바라보면서 호흡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불안한 마음이 가슴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가슴이 묵직해지면서 불안이 소화되는 느낌이다. 호흡하는 것도 방법이 있다. 1234/5678910 호흡법이다.  


2) 1234/5678910 호흡법

불안과 초조, 스트레스 등을 받으면 호흡속도는 빨라지고, 숨은 얕아진다. 숨이 들어차지 못한 폐포는 쪼그라들고,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한다. 혈액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신체적으로 불편한 느낌은 더 커진다. 불편함을 줄이려고 신체는 무의식적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긴 숨을 내뱉는다. 우리가 말하는 한숨이 이거다.


어른들은 '한숨 쉬지 마!'라고 하지만, 한숨은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긴 숨을 내뱉는 행위는 불안을 낮춰준다. 담배를 피울 때 숨을 길게 내뱉어서 안정을 느끼게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우리가 불안과 공포, 공황발작 상황에 놓였을 때 이 '한숨'을 이용할 수 있다.


숨을 쉴 때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쉬어야 한다. 


1) 폐 속 깊이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를 내민다. 숨을 들이마실 때 1부터 4까지 센다.

2) 입을 이용해 숨을 내뱉으면서 5부터 10까지 센다.


간단하다. 1~4까지는 코로 들이마시고, 5~10까지는 입으로 내뱉는다. 숨을 쉴 때 초조해하거나 효과를 의심하지 말자. 생각보다 빠르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믿어라. 이 호흡의 효과는 분명하다. 조바심을 참고 숨을 쉬다 보면 불안한 생각은 줄어든다.




스탠포드 연구에서도 날숨을 길게 쉬면 불안이 줄어든다고 한다.1 사람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1) 날숨을 더 길게 쉬는 그룹, 2) 날숨과 들숨을 똑같이 쉬는 그룹, 3) 들숨을 더 길게 쉬는 그룹으로 매일 5분씩 숨쉬기 훈련을 했다.



한 달 후, 날숨을 더 길게 쉬는 그룹의 기분개선효과가 뚜렷했고, 호흡속도도 여유 있어졌다. 매일 5분씩 명상하는 것보다도 효과가 좋았다. 날마다 5분씩 날숨을 길게 쉬는 호흡법을 하면 불안이 낮아지고 신체적 반응(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땀이 나고 근육이 긴장됨)이 적어진다고 한다.


특히 위 연구에서는 다음 호흡법을 해보라고 하는데, 이른바 '흡흡후--' 호흡이다. 코로 두 번 들이마시고 입으로 한 번 내뱉는 호흡인데, 첫 번째는 크게 들이마시고 잠깐 쉰 다음 다시 한번 짧고 깊게 숨을 더 들이마신다. 폐포를 모두 쫙 편다는 느낌으로 들이마신다. 이후 길게 입으로 모든 숨을 내뱉는다. 긴장감이 들 때 이 호흡을 하면 효과가 제일 좋았다고 한다. 매일 5분씩 반복하면 장기적으로 불안과 긴장이 줄어든다.



1. Balban, Melis Yilmaz et al., Brief structured respiration practices enhance mood and reduce physiological arousal, Cell Reports Medicine, Volume 4, Issue 1(2023), 100895, DOI:https://doi.org/10.1016/j.xcrm.2022.100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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