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꽃이다.
회색 계절의 종말을 알리듯 매화를 필두로 형형색색 피어나는 꽃들. 모두 봄의 상징이다. 목련도 그중 하나이다. 다른 봄꽃과 달리 큼직한 꽃송이의 우아한 자태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다른 이는 어떤지 모르겠다. 보통은 그리운 이가 떠오르나 보다.
박목월은 목련 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고, 긴 사연의 편지를 쓴다고 했다. 양희은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떠난 사람이 생각난다고 했다.
백목련은 순수한 시절의 첫사랑이라면 자목련은 불타는 사랑의 정열이리라. 어떤 사랑이든 떠나간 사랑은 그립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처절한 슬픔이 된다. 목련 꽃이 떨어진 자리는 처절하다.
옥황상제가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사윗감을 물색하고 있었으나 공주는 옥황상제가 골라준 사윗감들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녀는 사납다고 알려진 북쪽 바다의 신을 사랑하고 있었다. 공주는 기회를 엿보아 몰래 궁을 빠져나와 북쪽 바다의 신이 사는 궁으로 갔으나 안타깝게도 북쪽 바다의 신은 유부남이었고, 충격을 받은 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북쪽 바다의 신은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자신의 아내에게 독약을 먹여 죽였다. 그리고 두 여자의 장례를 성대히 치러준 뒤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두 여인의 무덤에서 목련이 자라났는데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이, 북쪽 바다 신의 아내의 무덤에서는 자목련이 피어났다고 한다.
나는 이해하지 못할 사랑이지만, 세상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랑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사랑이라고 인정하기로 한다.
목련이 피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계절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