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이다. 포털 사이트에 보니까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둔 고장이 있었다.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게 느껴질만한 글귀다. 요즈음처럼 어려운 시기에 일하는 젊은이들도 가끔은 쉴 수 있는 시간과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일을 해서 열심히 세금도 내지 않겠는가.
우리 아들은 효자라도 왔다. 조심하고 철저하게 방역을 하는 아이들이라 별다른 걱정은 안한다. 집에 와서도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추석을 지낼 참이다.열심히 직장 다니며 애를 썼으니 이 정도의 여유는 가져야지.
오전에 미역국을 끓여놓고 손이 많이 가는 빈대떡을 부쳐놓았다. 점심으로 한우구이를 해먹을 참이다. 선물로 들어온 걸 아이들이 오면 먹으려고 두었드랬다.
손녀는 오자마자 할아버지에게 붙들려서 키를 재고 있다.
점심을 먹고 모두들 낮잠 시간, 손녀만 눈이 반짝인다. 할아버지가 마당 한 켠에 모래를 잔뜩 실어다놨다. 손주 오면 모래 장난을 하라고 할머니는 모래놀이 장난감을 사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