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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Oct 18. 2020

한 달의 일 주일

2020.10.18.일

한 달 중 한 주를 아들네 집에 간다. 아기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를 조금이라도 도와줄까 싶어서다. 먹는 것도 부실하고 주말이면 쉬느라 다른 것을 할 여력이 없으니 안타깝다.

내가 아직 그 정도의 힘은 있어서 가는데 내 친구들은 반대하는 쪽이 많다. 젊은이들이니 나름 알아서 잘 한다는 것이다. 공연한 오지랖이라는 말이다.
그러던 친구들도 막상 자기 일로 닥쳤을 때는 자식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번에 갔을 때 며느리가 "**씨(아들)가 어머님 오시면 맛있는 거 먹고 집도 깨끗하다고 좋아해요."한다.
아들도 "**(며느리)는 갈치를 좋아한다." 했다.
나는 그 말 그대로 듣는다. 저 아내 좋아하는 갈치 먹이고 싶은 마음도 접수했다.
작은 캐리어에 먹을 것만 잔뜩 넣어서 간다. 갈치, 소불고기, LA갈비, 돼지고기 수육용, 구이용, 닭볶음탕, 소고깃국, 미역줄기 볶음, 부추, 쪽파, 상추, 대파, 송이, 인삼, 사과, 고구마, 감자, 양파 등.
내가 그 옛날의 친정엄마로 빙의한 듯한데 데 엄마보다 더 한 것 같다. 그 시절 엄마는 두 손 가득 들고, 매고 우리 집에 오셨드랬다. 지금처럼 바퀴 달린 캐리어가 있었더라면 엄마는 나보다 더했을 지도 모르겠다.


콩순이 따라쟁이 손주 - 삐침 흉내내기

어제 문구점에 가서 요즘 손주가 꽂힌 '콩순이' 퍼즐과 색칠놀이 공책을 샀다. 옷에 달 수 있는 캐릭터 패넌트도.
비록 아들네 가는 거지만 잠시 집을 떠나는 일은 즐겁다.


어젠 고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와서 내 인생에서 27일간재켜 놓으란다. 얼마전 카톡으로 벌써 다녀온 남미를 코로나 끝나면 실제로 가잔다. 벌써 여행팀원을 짜고 있다고 한다. 거의 한달 일정으로 남미에 가자는 건데 그러자고 했다. 여행비를 따로 모으고 있으니 상황만 좋아지고 건강만 따라 준다면 못갈 것도 없다. 
꿈을 꿀 수 있으니 아직은 젊다고 우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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