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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Nov 09. 2020

사진관에서

2020.11.9.월

글을 쓰다보면 '~에서' 나 '~를 하며'라는 제목은 별로다. 백일장이나 공모전에서 이런 제목이면 탈락의 지름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제목은 '사진관에서' 이다.
어제 행사 사진을 편집해서 사진관에 들렀다. 나는 한 번 안면을 트면 웬만해서 잘 바꾸지 않는다. 이곳도 드나든지 오래되었다. 편집한 사진을 9개의 액자로 만들고 나머지 사진은 백여 장 인화를 맡겼다.
일단 한 가지 일은 일단락을 지었다, 톡으로 편집한 사진을 받아서 다시 점검만 하면 된다.


점심으로 떡국 - 어제 행사에 쓰고 남은 절편을 살짝 말려 썰었다 - 을 끓여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따뜻한 국물이 좋다. 기분이 좋아진 남편이 수다를 떨었다. 요즘 좀 도가 넘은 듯하다. 산행이야기를 하며 산에 가면 교훈을 얻는단다. 먼저 오르막을 오를 땐 절대 멀리 바라보면 안된단다. 발 앞 정도를 보며 한 발 한 발 가야한다고. 또 길을 잘못들었다 싶으면 지체 없이 돌아서야 한단다. 간 것이 아까워 미련을 가지면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산에는 항상 변수가 있으니 대비를 해야 하고, 빨리 가려고 보폭을 넓히면 안된단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 새겨두었다가 바로 써먹고 있다.


3시 무렵, 사진관 벽을 몇 장  찍었다.

가운데 놓인 의자, 누구나 저 의자에 앉으면 주인공이 된다. 내 삶에 있어서 내가 주인공인 것처럼.


 자동차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원래 계획은 근처 도시숲을  한 시간 정도 걸으려고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날씨가 스산하고 춥다. 그냥 집에 가고 싶지만...유혹에 지지 말자!


진짜 추워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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