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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Nov 17. 2020

자기 앞의 생

2020.11.17.화

집에 혼자 있는 시간. 나는 혼자 잘 논다. 오늘은 영화감상을 할 참이다.

넷플릭스를 열었더니 눈에 익은 배우가 눈에 띤다. 많이 늙긴 했지만 분명 소피아 로렌이다. 영화를 클릭했더니 심봤다!,며칠 전 개봉한 <자기 앞의 생>이다.

오래 전 원작을 읽었다. 책은 이사 다니느라 없어져버렸다.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1975년 콩쿠르 상을 받았는데 1956년 <하늘의 뿌리>로 콩쿠르 상을 받은 로맹가리와 동일인물임이 나중에사 밝혀졌다. 로맹가리의 자전적 영화는 <새벽의 약속>으로 제작되었다. 숨막히게 하는 집요한 모성이지만 절대 돌을 던질 수 없는 그런 영화다.


내용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이고 내가 감동한 것은 소피아 로렌이 방년(?) 87세라는 사실이다. 이 영화는 그녀의 아들인 에도아나르도 폰티가 감독한 작품이다. 주름진 얼굴과 목을 여전히 드러낸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12살 모모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며 느끼는, 강하지만 한없이 따뜻한 늙은 창부로 열연을 하고 있다.

소피아 로렌은 내가 느끼기에 젊은 시절보다 더 아름다와 보인다. 이렇게 곱게 늙기도 어려울 듯 하다.


무슨 일이든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위대해보인다. 그렇게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아, 그런 사람은 정말 부럽다.

중고로 주문한 하루키 에세이 《저녁에 면도하기》가 왔다. 책읽기에 속도를 좀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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