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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거나 고독이거나

2020.11.20.금

by 김제숙


비가 오고 나더니 날씨가 쌀쌀해졌다. 11월 하순으로 접어들었으니 그럴 때도 되었다.
해가 머리 위에 떠있을 때 걸으려고 시간을 맞췄건만 바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나무는 이제 모든 치장을 벗고 몸피를 줄였다. 긴 겨울로 들어갈 준비를 끝낸듯 하다.
수필가 이양하가 나무에 대한 수필을 잘 써두셨다. 나무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 특히 요즈음의 나무를 보면 숙연해진다.



강변을 걷다보니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물결을 거슬러가고 있는 오리도 보인다. 올 때 눈에 띄인 녀석이 아무래도 갈 때 본 그 녀석 같다. 혼자 자유를 만끽하거나 고독을 즐기거나 둘 중 하나를 하고 있는 듯.
사람도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정말 귀하다. 특히 요즘 같은 때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영부영 보내지 말자. 내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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