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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Dec 01. 2020

와식생활의 부작용

2020.12.1.화

와식생활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누워있는 시간을 배로 늘렸더니 두통이 왔다. 안 하던 짓을 하려니 기어이 사달이 났다. 복병은 늘 예기치 못한 순간에 허를 찌른다.


오후엔 마지 못해 일어나 며칠 전 세미나에서 받아온 초정 김상옥 선생님의 자료를 들춰보며 시조만 인터넷에서 찾아 시조파일에 갈무리 해 두었다.


두통이 좀 나아질까 바람 쐬러 나가는 김에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사왔다. 비타민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먹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약이다.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잡지를 뒤적이다가 이 겨울에 코트라도 하나 사야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미니멀리즘은 어쩌고? 딜레마다.


올해 마음 고생이 심했을 고3의 수능일이 모레다. 꼭 가서 얼굴보고 격려해주어야 하는 아이가 있는데 이 시국에 만나는 게 되레 힘들게 할 것 같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수능선물이나 봉투를 보낼 수 있을텐데 아날로그인 나는 접선 불가하다. 하는 수 없이 그냥 아날로그를 고수하기로 했다.

백지에 몇 자 적어 사진을 찍어서 아이 엄마에게 보냈다. 예쁜 봉투에 그대로 적어서 신사임당  넣어서 전해달라고 했다. 몇 해 전 내게 글쓰기를 배우던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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