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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Dec 14. 2020

시금치!시금치!

2020.12.14.일

내가 사는 곳 근처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시금치 산지이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시금치가 커다란 비닐봉지로 한 봉지에 커피 두 잔 값도 안된다. 두 봉지를 앞에 두고 처리를 고심하고 있다.

예전처럼 모여라!, 톡을 날리고 핑계 김에 만나서 수다를 떨다가 갈 때 나눠서 들려보내면 딱인데 요즘은 그런 형편이 아니다. 간첩 접선하듯 해야 한다.



아침에 된장을 풀고 멸치와 송이, 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청양고추 두어개를 썰어넣어 시금치 된장국을 끓였다. 영양 만점의 국이다. 게다가 시원하고 맛있기까지 하다. 예전 만화영화 <뽀빠이>를 보면 뽀빠이의 여자친구 올리브가 소리를 지르면 뽀빠이는 일단 시금치를 한 캔 들이키고 득달같이 올리브를 구하려고 달려가곤 했다.



큰 봉지 하나는 목요일마다 걷기 하는 친구에게 주었다. 주위에 나눠먹으라고. 한 봉지는 덜어서 직접 배달을 갔다.

시인의 집인데 벽부터 남다르다.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적어놓았다.


가는 길엔 두어 해 전 봄에 사진을 찍은 집을 지나쳤다. 폰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다시 카메라를 들고 다녀볼까 생각 중이다.



겨울이 시작되어 텅 빈 들판, 맑고 찬 바람, 시끄러운 것은 다 땅으로 내려앉아 고요하다. 코로나 걱정만 아니면 정말 좋은 시간일텐데.

그러나 조심하며 견디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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