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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Dec 17. 2020

외사랑 혹은 짝사랑

2020.12.17.목

사진은 마음을 안주는 고약한 애인 같아서 내풀에 지쳐서 마음을 접었다. 그저 즐기면서 쉬엄쉬엄 하면 될 일인데 나는 성격상 '쉬엄쉬엄'이 잘 안된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6명의 작가들이 한 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든 짪은 동영상을 보고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욕심 부리지 않고 정말 쉬엄쉬엄 해볼까, 다시 카메라를 잡아볼까 생각 중이다. 매일 3시의 일을 쓰는 일도 만만치가 않은데 할 수 있을까 싶어 망설여지기도 한다.

 


오전에 책수업 갔다와서 계속 사진책을 보는 중이다. 가슴이 뛴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그 어떤 웅변보다도 낫다. 설득력이 있다. 한 마디 말이 없어도 수많은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진이다.



그전에는 잘 차려입고 하이힐을 신었어도 무거운 카메라를 마다않고 갖고 다녔다. 내 사진 싸부님은 제발 똑딱이라도 갖고 다니라고 하지만 그것도 패스하고 폰카메라로 얼렁뚱땅 넘어간다.

사실 휴대하기 괜찮은 카메라가  있긴하다. 눈에 안띄는 곳에 넣어두었다가  다시 책상 위에 꺼내놓았다.

오늘부터 게으른 찍사가 되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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