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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Dec 31. 2020

새해 소망

2020.12.31.목

걷기하는 날인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한 주 쉬자고 연락이 왔다. 자나깨나 몸조심해야 하는 나이다.

혼자서라도 좀 걸을까 하다가 왕만두 두 개로 점심을 먹고 내처 책을 읽는 중이다. 몇 번이나 시작했다가 끝까지 읽지 못했다.

여행의 기술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살아있어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문득 울리는 손전화기. 아들이다. 연휴를 우리 집에서 보내겠단다.

어제 물어도 회사 일정을 잘 모르겠다더니 일찍 퇴근을 하게 되었나보다. 지금 출발한단다.


고요한 연말연시는 물건너 갔다.

며칠동안 어릴적처럼 시끌벅적한 풍경으로 돌아가볼 수 있어서 좋다. 대가족 속에서 큰 나는 명랑한 아이였다. 그러나 명랑한 것을 가볍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저장하고 있는 남자랑 오래 살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집에서는 말이 없는 아줌마가 되었다.


온 집안을 콩콩 뛰어다니는 손주를 보면 꼭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듯 하다. 지금의 나를 부모님이 보시면 뭐라하실까?

"명랑 소녀 내 딸은 어디 갔어?" 하실 것만 같다.

내년부터는 '명랑 할미'가 되도록 노력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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