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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an 12. 2021

모자

2021.1.12.화

1

모자의 내면을 다 읽는 사람은 없다

모자는 그저 모자니까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저 단순히 모자인 모자는 없다


뜬튼한 방패거나, 섬세한 장식이거나,

눈부신 휘장이거나, 또 하나의 가면이거나 ᆢᆢᆢ

2

오늘 아침 세수를 하다

속이 빈 머리를 보고

내 허전을 달래기 위해 백화점에 나와서

비로소 모자를 본다

모자를

읽어본다.

 

이우걸, <모자>


내가 좋아하는 시조시인의 작품이다. 아마 7학년쯤 되셨을텐데 이런 편안한 시조를 요즘도 부지런히 써내신다.


며칠 전 본 영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얼마 전에 접한 시조인데 마음에 들어서 필사도 해보고 아침마다 한번 씩 읽곤한다.

열심히 읽으며 이런 시조를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갖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모자를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못말린다, 쯪쯪.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백화점으로  후딱 달려갔을텐데...그나마 발이 묶인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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