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3.금
오늘이 시아버님 추도일이어서 큰댁에서 형제자매들이 모인다. 멀리 사시는 중간 시누이형님을 제외한 다섯이, 짝들을 합치면 열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큰조카 내외까지 합치면 열 둘이다. 채식주의자인 작은 동서네 주려고 마당의 텃밭 혹은 꽃밭에서 첫수확을 했다. 다섯 시에는 출발해야 해서 급히 다듬고 신문지로 쌌다.
동서끼리 잘 지내는 것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나는 손아래 동서랑 잘 지낸다. 여자 형제가 없어서 늘 외로웠는데 살가운 동서가 친동생처럼 느껴진다. 친정어머니가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딱히 친정이라고 갈 데도 없는 내가 몸이 아프면 동서네 가서 며칠 쉬다가 오기도 한다. 나한테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손윗동서에게도 잘 하니 중간에 있는 내가 편할 때가 많다.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나도 무엇이 조금 생기면 동서를 챙기게 된다.
채소나 꽃을 기르는 일은 전적으로 남편의 소관이다. 도시에서 나서 도시에서만 자란 나는 식물에 관한 한 까막눈이다. 지난번에도 부추를 베러 들어갔다가 옆에 올라오고 있는 둥글레 순을 밟아서 지청구를 들었다. 왜 내겐 그것들이 모두 잡초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안주인이 무심한데도 식물들은 개의치 않고 잘들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