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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ul 30. 2020

가지를 말리며

2020.7.30.목

비가 연일 내려도 텃밭 내지는 꽃밭에서 가지도 잘 자라고 봉숭아도 백일홍 사이에서 꽃이 피었다.

가지는 이웃에 나눠주고도 남아서 건조기에 말리기로 했다.


어제는 도모하던 일이 잘 안되어서 마음이 많이 처쳤었다. 그 사이에 잘 읽히는 책 두 권을 읽었다.

마음이 많이 슬플 때 장편 대하소설을 읽는 습관이 있다. 며칠이고 몰입하여 소설을 읽고나면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곤 했다.

몇 해전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래전 문청 시절에 읽었던 이병주의 소설 《행복어사전》 다섯 권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 습관으로맷집이 생겼는지 단행본 두 권으로 원위치로 돌아와 가지를 썰어 건조기에 널었다.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갔다가 비가 그친 하늘을 보니 구름이 걷히고 푸른 빛깔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이젠 유난히 비를 많이 내린 장마가 막을 내릴 모양이다.


그렇다. 기다리다 보면 시간은 지나고 어떤 식으로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거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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