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조카의 결혼식이 있었다. 어른이 되는 고귀한 순간 위. 노란 패딩을 입고 병아리처럼 총총 걷던 어릴 적 모습이 여전히 선명한데, 그 총총거리던 아기는 세월의 다리를 의연하게 건너왔다.
순백의 깨끗함에다 금빛을 한 올 한 올 수놓아서 움직일 때마다 신부 모습과 함께 반짝이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그리고 그 옆에 훤칠하고 선해 보이는 신랑이 세월의 다리 위에서 만나 늠름하게 서있다. 하객들이 터주는 박수를 디딤돌 삼아 서로의 손을 잡고 꽃길로 첫발을 내딛는 신랑 신부...
큰 언니의 결혼식을 보던 어린 내가, 나의 결혼식을 지나왔고, 큰 언니의 딸아이의 결혼을 보는 날까지 왔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찰나들이 추억으로 지나가고, 조카는 그 위에서 빛난다.
식 중에 올라온 부부의 어린 시절 영상에, 나의 부모님 모습도 사진에서 잠시 스쳐 지나간다. 사진 속에서나마 여전히 살아계신 나의 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계신다. 내가 보진 못했던 부모님의 결혼식을 생각한다. 부모의 결혼부터 조카의 결혼까지. 어쩌면 나의 딸의 결혼까지. 수레는 계속 굴러간다. 굴레라고 세상이 불러도, 한없이 아름다운 형태로...
물속에 있을 땐 물 색깔이 제대로 보이지 않다가 물밖로 나와서 멀치감치 바라봐야 제대로 물 색깔이 보인다. 내가 결혼할 때는 몰랐지만, 약속을 맺는 부부의 모습은 무지개처럼 특별하고 꽃잎처럼 연연하다. 우리 엄마와, 내 언니들도 아름다웠고, 나 또한 그랬으리라. 그 속에 있을 땐 알지 못하고 지나서야 진가를 안다는 게 우리 사람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한계가 있기에 내 딸이 인생에서 달리고, 수레가 계속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겠는가.
행복하게 마지막 행진을 하는 청청하게 아름다운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하객들과 내 아버지의 환한 웃음 속에서 아이들은 먼 길을 떠나기 위한 응원의 박수를 받으며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