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마다 손에 늘 다른 선물이 들려져 있는 친구가 한 명 있다. 화장품, 영양제, 도서 상품권, 심지어 긁지 않은 복권 한 장까지 종류가 다채롭다.
좋은 기운을 뿜어주는 친구의 존재 자체가 선물인데, 늘 또 다른 선물을 얹어서 다가온다. 선물을 보면, 무엇을 준비할지 고심했을 친구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온 후에 선물을 바라볼 때마다 내 일상은, 향기 없는 꽃다발에서 향긋한 빈 꽃병으로 전환된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꽃이 없이도 향긋함을 만드는 내 친구처럼, 나 또한 누군가에게 여운을 남겼는가. 좋은 친구는 나의 스승이 되어 내 삶을 질문하게 한다. 세상 아래 다양한 사람들의 제자가 되어, 상황이 던지는 여러 질문들을 맞으며 배워나간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기분을 가라앉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제자는 반추하며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누군가의 스승으로 스치게 된다면, 좋은 여운은 못되더라도 좋은 질문으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