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서정화 11화

낮잠 자는 도서관

by 지구 사는 까만별




누군가의 잠 못 이루던 밤이

아침이 되었다

어제의 지문을 묻히고

다시 정렬되어 잠에 들 시간이다


기록은 망각되었을 때 사망을 선고받는다

그렇기에 표지가 낡아 갈수록

노장의 명예에 날이 갈수록

깊은 손때가 남는다


그러므로 서적은

언제 누구에 의해 태어난 것과 상관없이

시간을 들여 펼쳐 줄

어느 시민을 기다린다


자신을 표지로만 판단하지 않은

한 사람과

달빛 아래 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꿈에 의해 태어나서

누군가의 손에 닿을 때까지

서로에게 기대어 기나긴 낮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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