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번째

01

by 이그림

몰라.

무작정 숙소 예약 버튼을 눌러 버렸고,

그래서 숙소가 예약됐고,

그러니 차에 탔고,

그러다 오게 됐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막연함

막연함

막연한 자유로움.


혼자 식당을 찾고 메뉴를 주문하고 식사를 하고

처음 와 보는 길인데도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발견하고.


그렇게 또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일은 내일 또 정하고.




어중간한 시기.

여행을 하기에도 그냥 모른 척 일을 하기에도

4월.

진주엔 비가 왔다.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길 내내 비가 왔다.

서울엔 비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몇 시간 만에 밟는 마른땅이 마냥 좋았다.


몸도 마음도 현실이 자유로운 방랑자

머물다 떠나는 것 그 순간에 중독된 듯.


그래 몇 달 전.

나는 지금의 반대편에 있었고
돌아오는 것을 아쉬워하며 비행기를 탔었고

도착해서는 방황을 했었고
그곳을 그리워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떠돌고 싶다.

여전히

나의 꿈은

몸도 마음도 현실이 자유로운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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