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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림 Dec 04. 2018

19. 집고양이

가면을 쓰고 춤추리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

저기 저,

며 칠째 멍하니 갈 곳 없이 앉아 있는 

저 집고양이 말이야.

어디서 얼마나 당하고 떠돌다가 이곳으로 온 것인지

그 빛나던 털들은 흙투성이가 되고

하늘 높이 솟아있던 긴 꼬리는 

꼬불꼬불 힘없이 꺾여 있네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

길에서 하루하루 버틴다 해도

알 수 없는 곳에 혼자 버려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는 저 녀석.



그렇다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먹이를 구해 줄 수도 없고

내 잠자리로 데려갈 수도 없고

아픈 곳을 치료해 주지도 못해.

나도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거든



자기가 누군지도 

여기가 어딘지도

세상이 어떤지도 모르는 저 바보 녀석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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