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춤추리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
저기 저,
며 칠째 멍하니 갈 곳 없이 앉아 있는
저 집고양이 말이야.
어디서 얼마나 당하고 떠돌다가 이곳으로 온 것인지
그 빛나던 털들은 흙투성이가 되고
하늘 높이 솟아있던 긴 꼬리는
꼬불꼬불 힘없이 꺾여 있네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
길에서 하루하루 버틴다 해도
알 수 없는 곳에 혼자 버려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는 저 녀석.
그렇다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먹이를 구해 줄 수도 없고
내 잠자리로 데려갈 수도 없고
아픈 곳을 치료해 주지도 못해.
나도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거든
자기가 누군지도
여기가 어딘지도
세상이 어떤지도 모르는 저 바보 녀석
저러다 얼마 안 가 죽고 말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