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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림 Nov 28. 2018

18. 강둑, 새

가면을 쓰고 춤추리




동네를 빠져나와 저 큰 도로를 조심히 지나와서

쭉 뻗은 하우스 밭길을 지나면

큰 강의 냄새가 느껴지지.

한 번씩 이 길을 오곤 해.

땅에 떨어진 열매나

운이 좋으면 개들이 먹고 남은 음식들을 간혹 발견하거든

그리고 강둑을 올라가면 큰 강줄기가  보여.

너무 넓어 한 번에 다 담을 수 없어                                                                                                 

몇 번이고 고개를 돌리며 눈에 담아야 하는 여기 이곳.  

           

       

이곳이 참 좋아

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고

언제 와도 평화로운 곳이야

지친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



들판 풀 사이에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그 누구도 나를 알아차리지 못해.

지가는 인간들, 따라 산책 나온 개들

오리들 큰 새들도.



여기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지

저기 하늘 멀리

떠나가는 새를.



새.

세상에서 새만큼 멋진 존재가 있을까



세상에 속하지 않고

세상 위를 훌훌 날아가버리는

저 새들이야 말로 가장 부러운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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