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춤추리
동네를 빠져나와 저 큰 도로를 조심히 지나와서
쭉 뻗은 하우스 밭길을 지나면
큰 강의 냄새가 느껴지지.
한 번씩 이 길을 오곤 해.
땅에 떨어진 열매나
운이 좋으면 개들이 먹고 남은 음식들을 간혹 발견하거든
그리고 강둑을 올라가면 큰 강줄기가 보여.
너무 넓어 한 번에 다 담을 수 없어
몇 번이고 고개를 돌리며 눈에 담아야 하는 여기 이곳.
이곳이 참 좋아
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고
언제 와도 평화로운 곳이야
지친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
들판 풀 사이에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그 누구도 나를 알아차리지 못해.
지가는 인간들, 따라 산책 나온 개들
오리들 큰 새들도.
여기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지
저기 하늘 멀리
떠나가는 새를.
새.
세상에서 새만큼 멋진 존재가 있을까
세상에 속하지 않고
세상 위를 훌훌 날아가버리는
저 새들이야 말로 가장 부러운 존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