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불리며 미국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 이후 글로벌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에서 탄탄대로를 걷다 37세에 ‘미국 500대 기업 최연소 CEO’란 기록을 세운 ‘엄친딸’… 눈치채셨나요?
그녀는 2012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검색 포털사이트 기업, 야후(Yahoo)를 되살리겠다며 야심 차게 CEO로 취임합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극심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쫓겨나듯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데요.
사업 전략 등에 대한 잘못된 판단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직이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던 겁니다.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따르지 않는 직원은 해고했습니다. 또한 직원들을 평가할 때 기계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하위 10%는 무조건 해고했죠.
그녀가 CEO로 있는 동안 야후 엔지니어의 50%가 해고나 퇴사를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고 하는데요. 오죽하면 “마리사 메이어가 매주 수요일마다 사람들을 자른다”라는 언론 보도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혼자 잘난 나르시스트’, ‘감정 없는 로봇’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과 ‘야후의 조직문화를 망친 주범’이라는 비난이었습니다.
정서지능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이자 현 예일대 총장인 피터 샐러베이(Peter Salovey)와 성격심리학 전문가인 존 메이어(John D. Mayer)가 1990년 공동 개발한 용어로, ‘정서가 주는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감정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죠. 이것은 지적으로 얼마나 똑똑한지를 가리키는 지능지수(IQ)와 구분되는데요. IQ는 타고나지만, 정서지능은 학습을 통해 계발될 수 있습니다. IQ가 학교에서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정서지능은 인생의 성취에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죠.
2000년대에 들어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이 정서지능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며 “IQ보다 정서지능이 중요하다”는 강력한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정서지능이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며 대인관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조직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인데요. 그가 글로벌 기업 3,871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스타일과 조직 성과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서지능이 높은 리더의 성과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아가, 대니얼 골먼은 정서지능을 4가지 핵심 능력으로 세분화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정서지능의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인식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조직심리학자, 타샤 유리크(Tasha Eurich)의 연구에 따르면 10~15%만이 자기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조직에서 자기 인식을 잘 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는 360도 다면 평가를 받아보는 것입니다. 상사, 동료 및 부하직원의 피드백을 통해 조직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가령, 자기 인식이 뛰어난 리더는 회의가 길어질 때 본인이 짜증을 잘 낸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데요. 여기에, 자기 관리도 잘 할 수 있다면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이를 그대로 표출하기 보다는 자신의 태도를 통제할 수 있겠죠. 자기 조절을 잘 하고 싶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충동적이고 즉각적으로 터져 나오는 감정적 반응을 피하고 대신 침착하게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매일 일기를 쓰며 하루를 되돌아보고 무의식적인 감정을 조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사회적 인식이 뛰어난 리더는 공감을 잘 실천하는데요. 공감을 잘 한다는 것이 누군가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라는 뜻은 아니죠. 열린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상대의 말을 듣고 감정과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 결과,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고 신뢰를 쌓는 것인데요. 오늘날 사회적 인식을 높이려면 다양성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직 내 인력들의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는 능력입니다. 리더에게 대입해 보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도하고 멘토링하고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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