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역량 증명제도
공들여 뽑아 놨더니 기대만 못해서 회사도 실망, 본인들도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그건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Best People, 말 그대로 스펙 좋은 사람들에게 먼저 눈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좋은 학벌, 뛰어난 경력으로 줄 세우기 급급하죠. 진짜 중요한 건 Best People이 아닌, Right People, 즉 우리 회사에 꼭 맞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스펙은 좀 부족하더라도 우리 회사에 딱 맞는 가치관과 필요한 역량으로 똘똘 무장한 사람들 말이죠. 그런데 아무리 꼼꼼히 훑어봐도 그런 게 잘 안 보인다고요? 좋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자기역량 증명제도란 회사가 원하는 역량을 제대로 갖췄는지 지원자 스스로가 증명하는 제도인데요. 이걸 위해서는 먼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뭔지 파악해야죠. 가령 기획부서에 필요한 역량은 분석력, 판단력, 창의력 등이겠죠? 디자인 부서라면 창의력, 그것을 표현하는 표현력, 리서치 능력 등이 요구될 겁니다. 이렇게 파악된 업무별 필수 역량들을 지원자들에게 미리 공지하는 거죠. 채용 요강에 각 항목별 자가 평가 점수가 80점 이상 되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음을 애초에 확실히 명시하고요. 지원자에게 역량 증명 이력서와 그걸 증명할 자료들을 함께 제출하게 합니다.
이게 뭐가 그렇게 특별하냐고요? 보통의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는 해당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사항들이 너무 많죠. 전사 모든 부서가 똑 같은 양식을 쓰니까 지원자들한테서도 보편적이고 두리뭉실한 이야기들만 나옵니다. 반면 역량 증명서는 필요한 핵심 역량만 확 눈에 띌 수 있게 만들어 놨죠. 지원자는 각각의 부서별로 미리 공지된 역량들에 스스로 점수를 매기고요. 그 점수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가령 마케팅 부서에 지원한 김추진 씨는 ‘추진력’ 항목에 스스로 100점을 줬죠. 팀 프로젝트를 수행 할 때 모두가 주저하던 부분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걸 증명해 줄 자료가 필요하죠. 김추진 씨는 전 직장의 상사로부터 받은 추천서를 제출했군요. 거기엔 ‘김추진 씨는 OO증권 마케팅 부서에 재직하며 다수의 프로모션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했습니다.’라고 쓰여 있죠. 모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 상품을 개발할 때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적혀져 있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증명자료까지 받아서 실제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역량을 가진 Right People, 즉 최적의 인재를 쏙쏙 골라내는 거죠.
뭔가 좀 복잡해 보이시나요? 하지만 실제로 진행해보면 서류전형, 적성검사, 종합면접평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일반 채용과 달리 훨씬 진행속도가 빠릅니다. 역량증명자료로 서류전형에서 이미 필요한 역량을 지닌 사람들만 쏙쏙 골라내기 때문이죠. 채용비용이 절감되는 건 보너스고요.
인재들은 많은데, 정작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는 없다 고민이신가요? 우리 회사, 우리 부서에 필요한 역량들만 골라, 어떻게 발휘했는지 직접 증명시켜 보세요. 우리 회사를 더 크게 성장시킬 사람은 남들도 다 인정하는 Best People 이 아니라, 우리 회사 빈틈을 꼭 채워 줄 Right People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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