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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겨울산

겨울산

                                   김한빈



겨울산을 보면 마음이 시리다

여름날 울던 뻐꾸기 남쪽으로 떠난 뒤

눈물자국 바짝 마른 얼굴로 

바람을 맞는 산


겨울산을 보면 마음이 시리다

여름날 매미소리 땅속으로 사라진 뒤

그늘진 계곡 아래 눈과 얼음을 감춰 놓고

푸른 소나무를 자랑하는 산


겨울산을 보면 또 마음이 시리다

늦가을부터 비울 건 다 비우고 

맑은 별 바라보며 

삼동을 어둠 속에 누워 있던 산


봄의 숨결을 가슴에 품고

핏기 도는 얼굴로 다시 일어난다

꽃나무 가지마다 횃불 같은 봉오리 들고



<새글터> 동인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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