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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배변 - 시詩 혹은 삶

배변 - 시詩 혹은 삶 

                                  김한빈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사막이든 남극이든 지구 한 모퉁이에 

속을 비운다.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하는 짐승처럼 

냄새를 남긴다.

무얼 먹었는지 

어떻게 소화시켰는지

짧은 혀의 편식 증세에

역류하는 위를 거쳐

굽이치는 창자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외롭고 쓸쓸한 소화과정의 

통증을 남긴다.



<문장 21> 2016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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