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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 시詩 혹은 삶
김한빈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사막이든 남극이든 지구 한 모퉁이에
속을 비운다.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하는 짐승처럼
냄새를 남긴다.
무얼 먹었는지
어떻게 소화시켰는지
짧은 혀의 편식 증세에
역류하는 위를 거쳐
굽이치는 창자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외롭고 쓸쓸한 소화과정의
통증을 남긴다.
<문장 21> 2016 겨울호 발표
시와 에세이, 문학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