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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버스 Sep 14. 2022

3화 - 망할놈의 고양이

힘 좀 빼 


' 망할 놈의 고양이 '


못 봐주겠으면 속 시원하게 이야기라도 해주던가 !


알쏭달쏭 퀴즈만 내주고 사라졌다.

힘 좀 빼라고?


그래... 그러고 보니 그렇게 바라던 신랑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했는데, 이제 드디어 마음대로 아이들 옷도 사주고 눈치 보지 않고 커피 한잔 사 먹을수 있게 되었는데, 돈이 생기는 기쁨을 즐기지는 못할망정 나는 왜 그리도 벗어날 방법만 찾고 있었을까..


작년에 정한 꿈의 세부 목표가 월 200만 원 정도의 추가 소득을 내 힘으로 스스로 버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루어졌는데 돌멩이의 조합이 어쩌고 그래서 여기서 벗어날 방법이 무엇일까? 만 골똘히 생각 중이었다니.


' 글과 그림 그리는 일로 어떻게든 수익을 만들꺼야 '

' 어떻게 찾은 내 꿈인데 꼭 머지않은 미래에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돈 벌 거야 '


그런데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지름길을 찾거나 정답이 적혀있는 정답 노트를 찾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 꿈을 성장시킬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일도 하면서 꿈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몰두 하다보니 정작 글과 그림그리는 시간에 소홀했다.


그리고 이번에 가장 중요한 돈 냄새를 맡게 되었다. 사회에 나오지 않고 혼자 집에서 머리로만 생각할 때랑 실제로 돈이 오가는 사업장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상당하다. 머리로만 생각했던 것이 실제 영업장에서는 그저 탁상이론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오는게 괜한 말이 아닌 것을 실감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우리 회사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오피셜 계정을 사람 냄새나는 계정으로 브랜딩해서 장기적으로 키워보고 싶었다. 그냥 주기적으로 포토샵 홍보 광고물만 올리는 여타 동종업계 오피셜 계정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남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 냄새나는 오피셜 계정으로 만들기 위한 게시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고 콘텐츠를 만들고 올리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더군다나 이 일은 굳이 내가 안 해도 되는 업무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뒷전이 되고 당장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영업일에 몰두하게 된다. 절충안이 필요해 보인다.


기획과 시도는 좋으나 그것을 현실적으로 돈 냄새 나게 어떻게 바꿀지. 간편함과 지속성을 첨가해서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 머릿속 상상과 이상에 불과했던 것이 현실에 맞게 실체화되는 방법을 배울 좋은 기회이다.


이것이 얼마나 소름 돋는 일이냐면.

고양이와 내가 나눴던 대화 중 한 문장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 좋아하는 일로 돈 버는 방법을 찾고 있던 거였구나? "


" 좋아하는 일로 돈 버는 방법을 찾고 있던 거였구나? "


" 좋아하는 일로 돈 버는 방법을 찾고 있던 거였구나? "


망할 놈의 고양이가 실은 다 알려주고 갔던 것이다.


내 글과 그림이라는 콘텐츠를 실제로 돈과 연결해 볼 수 있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 글과 그림으로 돈 벌고 싶다며 ~! 그런데 이렇게 엉덩이가 무거워서야! 어서 일어나지 못해? '

운명이 내 엉덩이를 걷어차고 등 떠밀었던 이유가 이곳에 있었다. 힘이 잔뜩 들어가서 계속 엄한 곳 기웃거리고 있으니 답이 보였을 리가 없었다. 하기 싫은 전화상담 업무라는 것에서 느껴지는 우울감에 빠져 여기까지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고양이가 알려주고 갔다. 정신 차리라고 말이다.


두 개의 돌멩이를 던져 준 것까지가 운명의 역할이었던 것이고, 그 돌멩이로 파동을 만들어 파도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내 역할이다.

가만히 앉아서 바다나 들여다보며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파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멩이 두 개가 알아서 던져졌으니 언젠가 파도로 돌아오겠지? 그럼 나는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현생 살면 되겠지! ! 열심히 돈 벌고 일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의 파도가 다가올 거야. 그럼 그때 짠하고 올라타면 그만이지 뭐야 ' 천만의 말씀,


파도는 내가 움직이며 끌어당기지 않으면 나에게 오지 않는다. 나보다 더 움직여 강하게 끌어당기는 다른 사람에게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파도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이걸 오늘 글쓰며 깨달았다.


귀여운 고양이가 뿌듯해하고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다음 글 쓸 때까지 과연 고양이가 참지 못하고 또 등장할지. 우왕좌왕 정신 못 차리고 또 다른 길로 가서 헤매고 있지는 않을지.


한가득 걱정되지만, 고양이가 해준 말을 떠올려 본다.





" 힘 좀 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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