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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좋은 ㅎㅏ루 Dec 09. 2018

일본 맥주의 원류를 찾는 여행, 에비스 맥주 기념관

에비스 맥주 박물관에서 본 에비스 맥주의 역사



도쿄 출장 중에 틈을 내 에비스 맥주 박물관, 스프링 밸리 브루어리, 에비스 비어 홀에 다녀왔습니다. 방문기를 어떻게 쓸까 생각하다가, 역시 생생한 사진과 함께 역사를 묶어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회에 걸쳐 각각의 방문기를 연재하겠습니다.


1편. 도쿄 에비스 맥주 박물관 방문기

2편. 도쿄 스프링 밸리 브루어리 방문기

3편. 도쿄 에비스 비어 홀 방문기




에비스 맥주 박물관 소개


에비스 맥주 박물관은 도쿄 시부야 에비스 지역의 삿포로 그룹에서 운영하는 맥주 박물관이다. 에비스가 탄생한 해인 1890년에서 120년이 되는 해인 2010년 2월에 문을 열었다. 일본에서는 드물게 맥주 회사 이름이 아닌 맥주 브랜드 이름을 딴 박물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유료 투어도 가능하고 테이스팅도 가능하다.


에비스 맥주 박물관의 위치


에비스 맥주 박물관은 에비스 역에서 남동쪽으로 약 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야마노테 선을 타고 에비스 역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무빙 워크가 나오는데, 무빙 워크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 가면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나온다. 에비스 맥주 박물관은 바로 이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와 이어져 있다(에비스 맥주 박물관과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사이에 미츠코시 백화점이 있다).


에비스맥주 기념관
일본 〒150-8522 Tōkyō-to, Shibuya-ku, Ebisu, 4 Chome201 恵比寿ガーデンプレイス
+81 3-5423-7255



견학 방법


에비스 맥주 박물관 입구에 들어가면 작은 맥주캔으로 쌓은 거대 맥주 캔을 볼 수 있다. 여기서부터가 투어의 시작이다. 내부에는 큰 홀과 에비스 갤러리, 커뮤니케이션 스테이지, 테이스팅 살롱 등이 있다. 이 중 에비스 갤러리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유료 투어는 어른 1명당 500엔으로 40분간 일본어로만 진행된다. 유료 투어는 투어 카운터(2)에서 신청 후 투어 라운지(3)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시간에 맞춰 가이드가 안내한다. 약 20분간은 에비스 갤러리(4)에서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일본어로 설명해 주고, 나머지 20분은 커뮤니케이션 스테이지(5)에서 맥주 2잔을 마시면서 참가자들과 어울릴 수 있다. 투어가 끝나면 테이스팅 살롱(6)에서 못다한 맥주를 추가로 구입해 마실 수 있다. 마지막은 뮤지업 숍(7)에서 기념품을 구입할 수있는 데 가격은 좀 비싼편이다.



이제부터는 에비스 갤러리의 사진을 보면서 에비스 맥주의 역사를 이야기하려 한다. 에비스 갤러리에는 총 9개의 코너로 구분하여 에비스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코너 1. 에비스의 탄생

맥주 사업의 장래성에 주목한 도쿄와 요코하마의 자본가들이 모여 일본 최고의 맥주 회사를 만들자는 목표로 1887년 9월에 '일본 맥주 브루어리'를 설립했다. 1889년 10월 주변이 온통 밭이나 산림 지대이고 민가도 없는 땅인 지금의 도쿄 메구로구 미타에 맥주 양조장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회사를 설립한 3년 후인 1890년 2월에 '에비스 맥주'룰 발매하였다.

1887년에 설립된 일본 맥주 브루어리
1890년에 생산된 맥주와 1893년에 생산된 맥주


코너 2. 독일 맥주를 추구하다

1890년 경 에비스 맥주가 생겨났을 당시 일본 전역에 100~ 150 정도의 소규모 맥주 공장들이 있었다. 그러나 맥주의 품질이 떨어져 대부분의 공장들이 몇 수년 사이에 사라졌다. 이런 맥주공장들과 달리 에비스 맥주는 독일로 부터 맥주 양조 기술자를 초빙하고, 모든 브루어리 장비를 독일에서 수입했다. 에비스 맥주는 맥주 맛을 아는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당시 인기가 있었던 신문에서 '에비스 맥주는 외국산 맥주의 판매에 큰 영향을 끼지고 있다'라는 기사가 나왔다.

설립 초기의 맥주병과 맥주 공장 시설들


코너 3. 최초의 비어 홀 '에비스 비어 홀'

1899년 8월 4일, 현재의 도쿄 긴자에 일본 최초의 비어 홀인 '에비스 비어 홀'을 오픈하였다. 이 비어 홀은 일본 맥주 브루어리의 사장인 '쿄헤이 마코시'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아이스 룸에서 차갑게 한 생맥주 1잔(500ml)을 10전에 제공했다. 비어 홀을 오픈하자 마자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마코시가 만든 비어 홀은 에비스 맥주 홍보 뿐만 아니라 맥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1899년 일본 최로로 문을 연 에비스 비어 홀


코너 4. 세계가 인정한 맥주

1900년, 에비스 맥주는 파리 엑스포에서 유럽과 미국의 맥주를 누르고 금상을 수상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맥주를 만든 지 겨우 10년 정도가 된 기업이 항공기가 없던 시대에 몇 수 십일 동안 배로 운반한 끝에 거둔 쾌거였다. 1904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엑스포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미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비스 맥주의 선물용 나무 상자에는 한동안 높은 품질을 표시하는 증거로 금상을 수상한 소인이 찍혀있었다.

파리 엑스포에서 에비스 맥주 금상 수상
에비스 맥주의 선물용 나무상자


코너 5. 역 이름과 지역 이름이 된 '에비스'

맥주 출하가 증가함에 따라 철도 수송이 필요해 졌다. 1901년 2월, 맥주 공장 내에 에비스 맥주 전용의 화물역을 짓고 역 이름을 '에비스 역'이라고 하였다. 1906년 에비스 역을 시부야 근처에 옮기고 승객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1928년에는 시부야 마을 안에 있는 시모시부야의 주변 지역의 이름을 에비스 1가와 에비스 2가로 변경하였다. 이것은 한 기업의 브랜드가 역사 이름이 되고 지명 이름이 된 매우 진귀한 경우였다.

에비스 역
에비스 맥주의 첫 선적


코너 6. 맥주의 대중화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은 일시적인 경제 불황에 빠졌지만, 그 다음 해에는 전쟁 기간보다 좋은 경제 상황을 맞았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 들었고 사람들의 생활이 크게 변화하였다. 도시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의식주가 서양화되어 양복과 양식이 대중화되었고 샐러리맨들이 늘어감에 따라 맥주 수요도 증가하였다. 1919년에는 '맥주당'이라는 표현이 생겨 날 정도로 사람들의 생활에서 맥주는 필수품이 되었다.  

양복을 입은 일본인
에비스 맥주 포스터


코너 7. 역사 속에 사라진 에비스 맥주

1937년을 전후로 일본 경제는 급속하게 전시상황으로 가고 있었다. 물자를 군수용으로 우선 사용함으로써 물자 부족도 심각하게 됐다. 맥주의 가격은 국가에서 인정한 가격으로 정해졌고, 1940년에는 맥주 배급제를 실시했다. 1943년 5월 에비스 맥주를 비롯한 모든 맥주 회사의 라벨을 폐지하고, 모두 '맥주'라는 라벨만 사용하였다.

'맥주(麥酒)'로만 표시되어 있는 라벨
한가한 맥주 공장


코너 8. 되살아난 에비스 맥주

1971년, 많은 고객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에비스 맥주를 28년 만에 재생산한다. 부활한 에비스 맥주는 맥아 100%와 독일 바이에르 산의 아로마 홉를 사용하여 장기 숙성한 깊은 맛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었다. 에비스 맥주는 전례가 없는 특별한 맥주로 맥주 전문가들로부터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1971년, '명품, 지금 다시 살아난 특제 에바스 맥주'라고 쓰여 있다.
1983년 부터 1986년까지의 에비스 맥주 캔과 맥주 병


코너 9. 에비스 맥주 있습니다.

1994년부터 '에비스 맥주 있습니다(We serve Yebisu Beer)'라는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이 캠페인의 포스터는 극단적으로 단순한데 이를 통해 에비스 맥주가 품질이 좋고 모던한 일본의 맛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에비스 맥주 있습니다.
현재의 에비스 라인업


에필로그


일본어 실력이 부족해서 유료 투어를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결과적으론 잘 한 것 같다. 일본어를 잘 알아 들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아서 미리 어느 정도 에비스 맥주의 역사를 알고 간게 도움이 되었다. 유료 투어 중에 직접 따라주는 생맥주 2잔을 테이스팅할 수 있었는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여느 맥주보다 맛이 좋았다. 바로 전날 에비스 비어 홀에서 같은 종류의 에비스 맥주와 에비스 코하쿠 맥주를 마셨던 터라 직접적으로 비교가 되었다. 맥주를 맛있게 따르는 법도 배웠고,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겼으면 맥주를 추가로 마실 수도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비스 럭키 병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유료 투어를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무료 입장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투어가 될 것이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입구와 에비스 맥주 박물관 입구에 있는 맥주탑
안내를 맡았던 일본인 가이드
(좌) 직접 따라주는 생맥주, (우) 가이드가 맥주캔을 세우자 여기 저기서 '혼또니 스고이~'를 외쳤다.
에비스 럭키병 라벨에는 에비스 신의 망태에 도미 한마리 가 더 있다.

참고 자료

에비스 맥주 박물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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