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의 역사 (2) - 에비스 멕주
에비스 맥주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삿포로 맥주의 역사이다. 삿포로 맥주 회사에서는 대중적인 페일 라거로는 삿포로 맥주를, 프리미엄 맥주로는 정통 독일 방식으로 만든 에비스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두 맥주는 하나의 회사에 있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였다. 삿포로 맥주(Sapporo Breweries Ltd)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회사로 1876년에 홋카이도 삿포로에 설립되었다. 에비스 맥주는 1887년 도쿄 긴자에 설립된 ‘일본 맥주 양조 회사(Japan Beer Brewery Company)'에서 1890년에 처음으로 생산한 맥주이다. 에비스 맥주는 청일전쟁으로 인한 맥주 수요 증가와 도쿄 긴자에 일본 최초로 문을 연 ‘에비스 비어 홀’의 인기로 인해 생산량이 상당했었던 것 같다. 에비스 맥주의 가짜 맥주가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파리 만국 박람회와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서 연속적인 수상으로 보아 맥주의 맛과 품질도 좋았던 것 같다. 한편 1906년에는 일본 맥주의 왕이라고 불리우는 ‘마코시 쿄헤이’가 일본 맥주를 독점으로 유지하기 위해 삿포로 맥주, 에비스 맥주, 오사카 맥주(지금의 아사히 맥주)를 하나로 합치고 ‘대일본맥주’를 설립한다. 당시 점유율이 70%에 달했다고 한다. 에비스 맥주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 일본은 전쟁 물자 조달과 식량 확보를 위해 모든 맥주의 생산을 금지시킨 것이다. 결국 에비스 맥주는 28년을 무덤속에서 보내다가 소비자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1971년에 부활하게 된다.
에비스 맥주의 역사
에비스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해 보면,
1887년, 도쿄 긴자에 '일본 맥주 양조 회사(Japan Beer Brewery Company)'가 설립된다.
1890년, 이 회사는 ‘에비스 맥주‘를 생산한다. 에비스 맥주는 일본에서 만들어지긴 했지만 원료도 시설도 기술자도 본고장 독일에서 그대로 이전시켜 만든 정통 독일식 맥주였다.
1894년, 청일 전쟁이 발발한 계기로 맥주의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에비스 맥주의 인기도 올라갔다. 당시 에비스 맥주는 가짜 맥주가 나돌 정도였다. 에비스 맥주의 인기와 함께 '일본 맥주'는 일본에서 제일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맥주 회사로 성장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삿포로 맥주와 일본 맥주는 경쟁관계였다.
1899년, 일본 최초의 맥주 바인 '에비스 비어 홀'이 개업한다. 이 맥주 바는 공장 직송의 생맥주를 맛보고 에비스 맥주를 선전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는데, 도쿄 사람들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 맥주 바는 여진히 도쿄 긴자에서 영업중이다.
Grill Ginza Lion
일본 〒104-0061 Tōkyō-to, Chūō-ku, Ginza, 7 Chome920 ライオン七丁目ビル 2F
+81 50-5269-7095
https://goo.gl/maps/Mxxyph8dUL12
1900년, 에비스 맥주는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4년 후에는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다.
1906년, 삿포로 맥주와 에비스 맥주, 그리고 오사카 맥주(현 아사히 맥주)를 더해 하나의 회사 '대일본맥주'를 설립한다. 이 합병을 주도한 인물은 에비스 맥주 비어 홀 개업에 지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마코시 쿄헤이'였다. '일본 맥주의 왕'이라 불리는 쿄헤이는 이벤트와 광고, 입소문에 의한 홍보 등 프로모션을 포함한 판매 전략의 귀재였다. 쿄헤이는 세 개의 회사를 합쳐 점유율 70% 정도로 만들고, 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독과점 형태를 이어갔다.
1943년, 2차 세계 대전 중인 일본은 모든 맥주의 브랜드를 폐지하기에 이른다. 에비스 맥주라는 브랜드도 이때부터 소멸되고 '맥주'라고만 하였다.
1949년 9월, 독과점 방지법에 의해 대일본맥주는 '일본 맥주'와 '아사히 맥주' 두 개의 회사로 분할된다. 일본 맥주는 삿포로와 에비스의 상표를 상속받게 된다.
1971년 에비스 맥주가 부활하였다. 일본에서 모든 맥주 생산이 중단된 1943년 이후 28년 만의 일이었다.
1994년 9월, 본사를 긴자에서 에비스로 이전하고 그해 10월 에비스 공장 터에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오픈한다.
한국에서의 에비스
에비스는 국내의 많은 맥주 팬들의 요구로 2017년 9월 경 수입됐다. 일본에 여행 가서 맥주 맛을 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수입이 늦은 감은 있었다. 일본에서의 가격은 편의점에서 500ml 한 캔에 330엔(3,300원) 쯤 한다. 국내에서는 330ml는 3,900원, 500ml는 4,700원이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4캔에 만원 행사는 하지 않았다. 현재는 조금 내려 500ml 3캔에 만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다. 일본에서 똑같이 프리미엄 맥주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산토리 프리미엄 몵츠’가 한국에서 4캔 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알 수 없는 출처의 기사에서 ‘에비스 맥주가 안 팔려서 내가 다 마셔요’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판매도 영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곧 4캔에 만원 대열에 합류가 되지 않을 까 싶다(라고 쓰지만 바람이다).
어업의 신 에비스
에비스 맥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에비스 신과 도쿄의 에비스 역이다. 에비스 신은 일본의 칠복신의 하나라고 한다. 에비스 캔에서 보면 낚시대와 어망을 들고 있고 왼손에 커다란 도미를 안고 있는 금복주같은 아저씨가 있는 데 이 신이 바로 에비스이다. 다른 칠복신들이 중국이나 인도에서 유래된 반면 에비스는 헤이안 시대부터 기록되어 온 일본 토박이신이라고 한다. 에비스는 보여 지는 것처럼 일본 어업의 신이다. 에비스 병 맥주 중에는 ‘럭키 에비스’라는 것이 있다. 손에 들고 있는 도미 말고 바구니에 한 마리가 더 들어 있는 라벨이다. 몇 백병에 하나 꼴로 있다고 하는데 말그대로 럭키의 느낌이지 경품이나 보너스 같은 것은 없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에비스는 도쿄 시부야 구에 있는 지명으로 에비스 역을 가지고 있다. 에비스 역에서 바로 복합상업시설인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갈 수 있으며 주변에는 삿포로 맥주 본사와 에비스 맥주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1928년 경 지금의 에비스 정원 주위로 맥주 공장이 생겨나면서 도시가 발달하였다. 맥주를 유통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 철도역을 만드는 데 이 지역의 이름은 이 철도역에서 유래하였다. 시부야 부근의 도시화가 심해지자 1988년 이 곳의 공장을 지바로 이전하였고 1994년에 지금의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가 오픈하였다.
독일 맥주의 맛
맥주 평점 전문 사이트인 RateBeer에서는 에비수 맥주를 ‘100% 고급 맥아에서 양조된 풍부하고 부드러운 프리미엄 맥주이며 삿포로의 홉을 사용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에비스 맥주는 일본 만화 ‘맛의 달인’ 16편에 등장하면서 고급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되었다. 만화의 내용은 태평양 전쟁을 겪은 일본인 노부부가 일본 맥주는 독일식 맥주 맛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50년간 맥주을 마시지 않다가 에비스 맥주를 마셔 보고 지난 세월을 후회한다는 에피소드이다.
에비스를 영어로 ‘Yebisu’라 쓰는 이유
에비스는 영어로 ‘Evisu’가 아닌 ‘Yebisu’라고 쓴다. 그 이유는 원래 발음이 ‘we(웨)’에 가깝기 때문이다. 에비스는 지금은 사라진 일본의 옛글자로 ‘ゑびす’에서 왔다. ‘ゑ(we)’는 지금의 ‘え(e)’로 바뀌었다.
에비스 Sapporo Yebisu
Style Premium Lager
Brewed by Sapporo Breweries
Tokyo, Japan
2.49/5
ABV 5.0%
사진 출처 : 에비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