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가 글 쓰는 이들에게 회자된 게 채 10년이나 되었을까. 지금은 문학 장르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를 쓰는 이나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도 삶의 생생한 기록을 놓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저장 공간을 마련하고 순간의 감동을 저장할 것이다. 그렇게 모아진 것이 시나 수필, 소설 등의 모태가 된다.
디카시는 어느 문학 장르보다 다루기 만만치 않다. 시는 제법 괜찮으나 사진 기술에 젬병인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시와 사진 둘 다 괜찮아야 작품이 된다. 그러니 디카시 도전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핸드폰은 성능이 좋아 줌 기능은 물론 화소도 높아 작품 사진으로 남기기가 수월하다.
내게 글쓰기가 취미 겸 일상이 된 게 20여 년을 넘어서고 있다. 그 당시 나는 공직에 있을 때 법령, 지침 등 밥이 되는 것들을 종이책으로 일일이 묶거나 플로피 티스켓에 담아 다녔다. 하지만 그 무게감이나 보관에 상당한 애로가 있어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블로그와 카페를 알게 됐고, 그곳에 업무방을 만들어 밥의 곳간을 만들어 유용하게 활용했다.
그것들은 수필이나 시, 오늘의 순간, 흔적을 남기는 공간이 되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나의 글 작업이 본격화 됐다. 내가 수필가로 등단한 해가 2003년이고 첫 수필집 <물소리 사람 사는 소리>를 그로부터 4년 뒤에 냈다.
물론 간간이 시를 짓기도 했지만, 감사원 계간지에 시를 실어 상금을 받은 적이 있으나, 나는 시 보다 수필의 매력에 빠져 수필에 전념하며 수필집 3권을 손에 쥐었다.
첫 번째 낸 수필집에 이어 두 번째 수필집 <오늘은 날고 싶다>의 작품 많은 수는 내가 찍은 사진을 주제로 감성에세이 형식으로 펴냈다. 그렇게 글과 사진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 당시 거금 100만 원 넘게 주고 산 카메라는 글의 작업 도구가 되어 각종 공모전 수상이나 문예진흥기금을 받는데 효자 역할을 했다. 글과 사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그 무엇이 불쑥불쑥 올라오곤 했다. 시는 잘 짓지 못하더라도 짤막하게나마 남길 수는 없을까.
최근 나는 브런치에 디카에세이를 쓰고 있다. 얼마 전 문학강연회에서 방송작가이며 수필가이도한 이경은 작가님이 디카에세이에 대해 알려주고 모 신문 일간지에 디카에세이를 연재한다고 해 나도 한 번 해 보자고. 하여 그때부터 그동안 내 글 창고에 남긴 사진과 메모 흔적들을 찾아 디카에세이를 쓰고 있다. 최근에는 안성맞춤랜드에서 바우덕이 축제가 있다고 해 가서는 남사당 패 줄타기 공연을 보고,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소재로 <외줄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디카에세이를 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