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에 매달려야 알게 되는 것들
턱걸이를 가볍게 보고 매달려 보면 바로 안다. 내 몸이 생각보다 무겁다는 걸. 삶도 그렇다. 책상 위에서 계획을 세울 때는 가뿐할 것 같던 일들이, 현실 한가운데 서면 계산이 아니라 '체감'으로 온다. 인생에는 연습 문제가 없다. 매 순간이 실전이다. 우리는 매달려 버티고, 휘청이면서도 다시 바를 움켜쥔다. 그 무지근한 감각이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이 제일 무겁다. 나를 이용하는 사람, 진심으로 챙겨주는 사람, 내가 잘한 일은 지우고 못한 일만 부풀려 말하는 사람. 특히 조직에서 책임을 명확히 정리하고 구조를 짠 사람이 가장 먼저 미움받는 광경을 본다. 궂은일을 자처해 정리해 줬더니 돌아오는 건 "까다롭다"는 평가뿐일 때, 우리는 중력보다 더한 피로감을 느낀다.
하지만 좋든 싫든 지금 내 곁의 사람들은 내가 감당해야 할 무게다. 피할 수 없다면, 감정만이라도 덜 소모하는 쪽으로 '기술'을 배워야 한다.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다 내 근육이 먼저 파열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선택과 관계가 겹쳐지는 과정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무게를 견디는 힘, 즉 '회복탄력성'을 만든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 몸에는 그 근육이 남는다. 인생이 버거운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다. 원래 그렇게 설계된 경기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철봉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이전보다 강해진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