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비 Mar 03. 2024

강남 아파트가 정말 나의 목표일까

3장.돈과 행복의 균형 잡기 : 부동산2


1년 전 강남 아파트 입성을 목표로 하는 카페에 가입했다. 직장을 강남으로 옮기면서 나와는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강남 아파트들을 매일 보게 되었고, 매일 다니다 보니 여기도 다 사람 사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살고 있는거지? 어떻게 하면 여기에 살 수 있는거지?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 블로그 이웃의 소개로 강남 아파트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페를 알게 되었다. 월 1회씩 회원 등록을 하는 비공개 유료 카페였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비밀스러워 보이는데, 다른 상업적인 카페들과 다르게 이곳은 알짜배기 정보들이 오가는 곳이었다. 다양한 경험담이 담긴 글을 보면서 어떤 부동산을 사야 하는지, 상급지는 어디인지, 강남에 입성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동안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던 부동산 공부의 방향이 잡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1년 동안 매일 카페 글을 읽다 보니 꼭 강남 아파트에 들어가야 할 것만 같았다. 강남이라는 1등 아래에 지역별 아파트를 주루룩 세워 놓고, 그 이하 집은 그저 강남을 가기 전 잠시 머무르는 '임시 거처' 라는 느낌이었다. 현재 내가 거주하는 애정이 담긴 집이라기보단 얼른 벗어나야 할 곳 같았다. 낡은 아파트 몸테크든, 빡센 돈벌이든 현재의 희생을 발판으로 하루 빨리 강남으로 넘어가는 것만이 정답처럼 느껴졌다. 



사실 당연하다. 누구나 바라는 소비재(강남 아파트)는 한정되어 있고 애초에 이 카페의 목적이 강남 아파트 입성이었으니. 하지만 아직 가치관을 형성해가고 있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 강남 아파트를 원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계속 이 카페에 머물다 보면 진짜 나의 목소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들 옳다고 말하는 강남 아파트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할 것만 같았다.




부동산에 대해 공부할수록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나온 '새앙쥐 레이스' 구절이 계속 떠올랐다.



-중산층은 수입을 창출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대신 집에 돈을 쏟아붓고 그것을 자산으로 여기기 때문에, ‘새앙쥐 레이스’에 갇히게 된다. (계속해서 더 상급지, 더 넓은 집에 실거주를 하는 일)


-그리고 봉급이 주 수입원이기에 그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실거주 주담대 이자 갚으려면 시간을 더 열심히 팔아야지. 점점더)


-그들의 수입이 증가하면 세금도 따라서 늘어난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급여는 올라가겠지만 개인의 소득세율은 올라간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이 곧 전 재산인 경우가 많다. 더 좋은 입지의 더 넓은 집을 위해 끊임 없이 나아가다 보면 부채를 갚기 위해 계속 직장에서 일해야 하고.... 그야말로 무한 굴레 아닌가. 계속해서 상급지를 바라보며 사는건, 학창시절 했던 무한 경쟁과 비슷한 느낌이다. 애초에 승자는 소수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1년간 매달 하던 카페 구독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카페 자체의 문제는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이곳에서 부동산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잡을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다만 달라진 건 내 마음이다. 1년간 이곳에서 어떻게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배웠으니, 이제 잠시 쉬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타이밍이었다.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도 내 마음의 갈피를 확실히 정하지는 못했다. 수도권 적당한 집에 살면서 남는 돈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시간 부자가 되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한번 뿐인 인생인데 할 수 있는만큼 노력해 강남에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 어쩌면 이 고민은 평생 가져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건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닌, 잠시 멈춰서 천천히 숨을 고르며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도 겪어보고, 조금씩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확신이 들었을때,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다시 달릴 것이다.



https://blog.naver.com/banbi13/223275869222




에 진심이었던 20대가

더 이상 돈을 쫓 않게 된 이야기


[3장. 돈과 행복의 균형 잡기 : 부동산 - 강남 아파트가 정말 나의 목표일까.fin]








이전 17화 집은 잘못이 없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