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개똥철학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인터뷰도 사실 난 절대적이지 않고,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하는 레퍼런스 체크도 절대적이지 않다 생각한다. 조금 더 레퍼런스 체크 이야기를 해보자면 레퍼런스 체크를 수행하기에 한국사람이라는 특성과 좁은 스타트업계는 제한적이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성격이나 사생활에 대한 내용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대기업정도로 조직과 업무들이 개별화되고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해당 업무 자체의 전문성이나 퍼포먼스를 평가할 수 있지만 작년에 브랜딩 올해 상반기 퍼포먼스 올해 하반기 crm을 하는 마케터가 있다면 어느 정도 투자기간이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 과연 평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23년에도 여전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서까지 담배타임, 회식타임, 커피타임 등에서의 참여 여부에 따라 평가나 얻는 정보가 차등된다는 말이 도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은 분명히 한국에서의 한계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나쁘다는 의미의 한계가 아니고 해당 판단의 한계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영역/직군 구분 없이 마케팅, R&D, 전략, 콘텐츠뿐만 아니라 HR도 굉장히 크다. 투자사에 의한 라인도 있고, 농담으로 Saas, 커뮤니티, 고문들, 심지어 정치권까지 그 라인/파벌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보니 이 파벌들의 현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혹시나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하게 된다면 편향적인 답변을 받기 굉장히 쉽다. 그리고 요즘 다양한 세미나, 컨퍼런스, 웨비나 등이 있다보니 이런 영향력은 사실 주니어 영역까지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얘기할 부분은 조심스럽기에 이 정도로만 코멘트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협업에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 라는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 대해서도 사실 누구나 답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스타트업들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다양해질 수 있다.
A라는 스타트업은 일단 고민보단 실행하는 것을 중시한다면 B라는 스타트업은 조금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보고하고 실행하는 것을 중시할 수 있다.
C라는 스타트업은 팀 위주의 협동플레이를 중시한다면 D라는 스타트업은 개인단위의 하이퍼포먼스를 중시할 수 있다.
E라는 스타트업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대표 혹은 리더가 얘기해도 무조건적 수용을 지양하길 바라지만 F라는 스타트업은 상명하복을 바랄 수 있다.
일반적인 기성기업 체제에서의 레퍼런스 체크가 유효할 수 있음은 해당 기업들에선 일을 잘한다가 어느정도 합의된 기준치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서 일을 잘함은 (아주 조금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SK나 LG에서도 일을 잘한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내가 아래 글에서 썼듯이 생각보다 상식이란 것은 상대적이며 다양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난 누군가를 면접볼 때는 레퍼런스 체크를 거의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만 잘하면 되는데 그 일 잘함의 판단에 다른 이들의 주관적 견해를 얼마나 반영할지에 따라 그 사람의 순수한 역량 자체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 잘함에는 회사 fit과 리더 fit도 엄청 큰 영향을 미친다.
공식 프로세스 채용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사실 내가 일잘한다고 인정하는 분들의 추천이긴 하다. 대신 그분들의 라인 이런 형태 싫어한다. 그냥 중립적으로 객관적 입장에서의 추천을 좋아한다. 나도 사실 그런 길을 걸어와서 인지 항상 내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받고 그것을 증명해내는 과정이 익숙하다.
나는 이력서상에서 자기소개서, MBTI(유행인지 간간히 있다) 등 그런 영역은 잘 보지 않는다. 사실 지원 사유도 하도 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제 잘 묻지도 않긴 한다. 우리 회사는 비전/미션을 중시해야지만 입사한다 해도 돈 중요하다고 온 사람이 (다행히 단기보단 장기적 관점이라) 회사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사람도 봤고 비전/미션도 회사나 대표의 비전/미션이 아닌 본인의 것을 중시하여 회사에서 큰 분란만 일으킨 분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