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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코치 Oct 18. 2022

모두를 고려할 수는 없다.

자기 다루기 전문가

리더 : 조직이나 단체 따위에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   

 

집안의 리더가 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큰일이 있을 때마다 해결은 남편이 한다.

평소에는 어린 딸, 아들과 아이처럼 장난치던 그가 문제가 발생되면 어른이 된다.     

나는 반대다.

평소에는 가족의 대소사를 기억하고, 가족 여행 계획을 세우고, 충고와 잔소리를 하는 어른이다.

그러나 큰 문제가 발생되면 으앙~ 하고 울어버리는 아이가 된다.

준비는 철저하게 할 수 있는데, 문제 해결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남편이 맞다.

     

친구 K는 대학 모임의 리더이다.  

사소한 것은 그냥 눈 감고 간다.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불만 표시하지 않는 것은 묻고 간다.

멀리서 와주는 나를 위해서 모임 장소는 다수가 나를 고려하는 게 맞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멀리서 참여하는 내가 출석률이 높기 때문이다.      

나를 그만큼 고려해준다는 것이 고마웠고, 친구 K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항상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아름 안고 등장하는 이야기보따리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리더는 어디에나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집안에서도 리더는 있다.

꼭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리더만 멋진 것도 아닌데,

우리는 ‘ 리더십이 있다.’ , ‘ 리더로 뽑혔다’ 고 하면 참 좋아한다.  

    

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리더가 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초등학교 학급 임원

대학교 동아리 회장

회사 팀장 까지.     

인기가 있는 것은 좋았지만 그 책임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사실 나는 리더가 참 어려웠다.

나를 리더로 세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정작 나는 힘들었다.  

모두를 고려하고 모두가 만족하고 마음 상하는 것 없는 유토피아적 결말을 꿈꾸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 독재자도, 착한 리더도 모두 조직을 망친다. 하지만 더 위험한 건 ‘착한 리더’이다.
굿가이 콤플렉스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강박관념이 리더십의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 누구에게도 욕먹기 싫어하기 때문에 껄끄러운 이슈가 생겼을 때 회피해버린다. 분노와 갈등을 피하려고 적극적 소통도 회피한다. 즉 갈등관리 능력이 없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폭증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굿가이 리더들은 보통 두 가지 선택을 한다. 하나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n분의 1로 업무를 나누는 것. 나머지 하나는 본인이 100프로 떠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부하는 좋지만 성장할 수 없다. 팀장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골고루 바보가 되는 팀에서는 개인의 실력을 키울 수 없다. “  
                                                                                                    - 책 : 리더의 오판 中 -


내가 리더로서 보인 나쁜 모습은 '굿가이 콤플렉스'였다.

그래서 팀원들은 나에게 힘든 점을 이야기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리더인 내가 괜찮은데 자기들이 힘들다고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나친 낙관주의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팀원들의 불평을 듣는 것이 참 어려웠다.

공감까지는 해주겠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  

그 업무들을 내가 도맡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한계를 몰랐고, 욕심만 많았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욕먹을 각오가 돼 있고

반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웬만한 건 삐그덕 거려도 앞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하고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리더가 맞지 않다.

    



인기 드라마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서 내가 되고 싶은 롤모델을 찾았다.

바로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이다.

엘리트에 실력과 인성과 유머와 공감력을 겸비한 완벽한 인간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작가도 말했다.

“ 40대 남성에게서 기대하는 완벽한 모습을 모두 담은 캐릭터입니다. ”

" 맞아. 맞아. "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사실 드라마에서 보면 완벽한 모습의 정명석 변호사도 다수에게는 좋은 사람이지만

가정에는 소홀해서 이혼을 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외롭게 만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큰 깨달음을 느꼈다.

그런 인간상이 존재할 줄 알았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는데...

어쩌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간은 불가능한 것이 맞겠구나.      

전지전능한 내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고 있었구나 나는.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을 하고 있었구나.

인간으로서 그건 불가능한데.

'내가 리더였을 때 왜 힘들었는가'에 대한 정답이 드라마에 있었다.

          

그래서 리더는 자기가 자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자기가 전지전능하다고 느끼는 리더는 위험하다.

자기가 제일 선하고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리더도 힘들다.

오히려 자기가 약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낫다.

팀원들의 도움을 받고 그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벽한 해결을 꿈꾸지 않는 리더가 좋다.

리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확실하지 않아도 결정해야 할 순간이 있고,

옵션 중에 최상이 없어도 그나마 나은 것으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도 있으며,

팀원들의 백 프로 찬성이 아니어도 어느 정도 찜찜함은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해야 한다.

생각보다 인생에서 솔직함이 많은 문제의 키워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잭 웰치 전 회장은  ‘ 있는 그대로의 솔직함 ’을 리더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명확한 긍정과 부정의 피드백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조직과 구성원 개인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 것이다.                                                               
                                                                                                      - 책 리더의 오판 中 -


요즘 들어 안 보던 드라마를 자주 본다.

극 중 인물과 관계를 보면서 그중에 누가 리더인가를 판단해 본다.

지질하고 소심하고 때론 외압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수의 마음을 이끄는 사람들을 본다.

어쩌면 책과 리더십 강의에서의 " 진정한 리더 " 란 불가능에 가까운 완벽한 인간상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 모든 환경에 들어맞는 리더십 역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

즉, 완벽한 리더는 없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리더의 모습이 필요할 뿐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각각의 장소에서 우리 주변에 괜찮은 리더들을 존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을 짊어지고 가려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ㅡ  책: 리더의 오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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