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있으나 뜻은 없습니다.
이름을 정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죽는 날까지 나를 지칭하는 언어로 매 순간 따라다닐 거니까.
그래서 아이의 이름을 정할 때 더 신중하려고 하겠지. 이름으로 운명이 갈라지는 것을 믿고, 철학관에 가기도 하고, 종교적인 의미를 붙이기도 하고, 가족적인 의미도 붙이고… 돌림자라던가, 아버지가 어머니가 지어주신 다던가…
그리고 더해진 단순한 바람들.
영어로 불리기 쉬운 이름이었으면 좋겠고, 중성적인 이름이었으면 좋겠고, 발음이 쉬웠으면 좋겠고, 놀림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들 저마다의 방법과 바람으로 지어졌을 이름들.
바다도 그랬다.
엄마의 바람과 아빠의 바람이 섞여서 만들어진 이름인데, 어떤 바람이 있었냐면…
너무 흔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너무 뜬금없이 특이하진 않았으면 좋겠고, 영어로 사용하기 쉬웠으면 좋겠고 부르는데 느낌이 좋았으면 좋겠고. 이 시대에 굳이 한자가 필요할까 해서, 한자는 없었으면 좋겠고…
더해서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으면 했다.
엄마 아빠가 뜻을 정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앞날이 창창한 아이의 한계를 미리 정하는 것 같았달까.
그래서 이런 삶을 살아라고, 이런 사람이 되어라고 이런 뜻을 가진 이름입니다. 같은 것이 없이… 너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 너 스스로 원하는 의미를 붙이면서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정해진 뜻은 없지만,
생각해 보면 뜻이 없는 게 뜻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의 이름은 뜻이 없지만, 뜻이 없는 게 뜻이란다. 원하는 의미를 원하는 대로 마음껏 부여하면서 스스로의 원하는 삶을 원하는 대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이름을 가진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